[뉴스핌=이종달 골프전문기자]"뮤지컬 배우로 이루지 못한 꿈, 골프 선수로 이루고 싶습니다."
2016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론티어 투어 2회 대회에서 무려 7번의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한 KPGA 준회원 이승률(25)이 뮤지컬배우의 한을 골프로 풀겠다고 했다.
이승률 <사진=KPGA> |
이승률 <사진=KPGA> |
이승률은 1일 군산CC에서 끝난 2016년 KPGA 프론티어 투어(총상금 4000만원) 2회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이븐파 72타를 쳐 합계 7언더파 137타로 배대웅(19·아마추어), 박지민(19)과 동타를 이뤄 연장승부에 들어갔다.
세 선수는 연장 두 번째 홀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12번홀(파3)에서 이어진 연장 세 번째 홀에서 박지민이 보기를 범하며 가장 먼저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이후 배대웅과 둘 만의 연장 승부를 이어간 이승률은 연달아 파로 마치며 네 번의 연장승부를 더 이어간 끝에 마지막 7m 버디 퍼트를 성공 시키며 7번 연장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승률은 경기를 마친 뒤 "긴장감은 느꼈지만 위축된 플레이를 하지는 않았다"며 "마지막 일곱 번째 연장 승부(18번홀·파4)에서 7m 버디 퍼트가 그대로 컵에 들어가 우승할 수 있었다.연장전에서 경쟁을 펼친 선수 중에 내가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던 것이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긴장을 주는 상황 자체를 즐기는 편이지만, 태어나 처음으로 거둔 우승의 쾌감이 정말 짜릿하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춤과 노래를 좋아해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는 이승률은 "호서대학교 뮤지컬학과에 재학 중이었던 20살 때 극장 유리에 얼굴을 부딪치는 사고를 당했다"며 "왼쪽 이마에서 오른쪽 턱 까지 찢어져 서른 바늘을 꿰맸다. 이후에도 얼굴에 흉터가 남아 흉터 제거 수술을 두 차례나 더 받았다"고 말했다.
이승률은 "그 때는 정말 모든 꿈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절망 속에서 하루 하루를 보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꿈을 잃고 힘들게 방황하던 중 우연히 아버지가 다니던 골프 연습장에 따라 나선 이승률은 "처음 접해 본 골프였음에도 굉장히 공이 잘 맞아 기분이 좋았다"며 "재미를 붙여 3개월을 더 연습하고 처음 필드에 나갔는데 84타를 쳤다. 주위에서 모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후 골프선수로 성공하겠다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된 이승률은 21살의 나이에 처음 골프를 접한 뒤 3년 만에 KPGA 프로 테스트에 합격(2014년)했고, 올해는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한국골프대학교 1학년으로 재 입학 했다.
어릴 때부터 '나' 를 세상에 알리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는 이승률은 "뮤지컬과 골프는 긴장감 속에서 희열을 느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뮤지컬보다 골프가 정신적인 능력을 많이 필요로 한다는 것에 더 큰 매력이 있다"며 "뮤지컬 배우로 이루지 못한 꿈을 세계적인 골프 선수가 되어 이루고 싶다"고 했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김인호 선수의 캐디 백을 대 여섯 번 정도 멨다는 이승률은 "나와 성격이 비슷한 김인호 선수가 덜덜 떨 정도로 긴장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고 많이 놀랐다"며 "오늘 우승을 기반으로 더 열심히 해 2017년 KPGA 코리안투어에서 활약하고 싶다. 나도 그 짜릿한 긴장감을 느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골프전문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