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속보

더보기

[르포] 포스코 기술 집합체,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가보니

기사입력 : 2016년04월01일 06:00

최종수정 : 2016년04월01일 06:17

가루로 쇳물 만드는 기술…경제적·친환경성 갖춰 수출 증가 기대

[포항=조인영 기자] 포항역에서 버스로 20분 지나 도착한 곳은 포항제철소. 그야말로 거대한 철강도시를 이루고 있었다. 여의도를 3개 합쳐놓은 듯한 면적(950만㎡)에 정문에서 부두까지 일직선으로 뻗은 중앙도로의 길이는 2km여서 그 넓은 크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

지난 24일 포스코가 자랑하는 파이넥스 1~3호기는 제철소 본사건물에서 약 7~8km 떨어진 위치에 시계방향으로 나란히 놓여 있었다.

외관만 보면 포스코의 기술이 담긴 시설이라는 게 와닿지 않는다. 투박해 보이는 시설은 규모도 크지 않을 뿐더러 원료를 가공하는 설비와 쇳물을 만드는 용융로도 쉽게 구분되지 않아, 마치 베일에 쌓인 건축물을 보는 듯 했다. 

이런 투박한 모양의 파이넥스는 포스코가 지난 20여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현재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기술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고급기술의 집합체로 자리매김했다. 

파이넥스의 출발은 철광석과 코크스(유연탄을 고온으로 찐 것)를 덩어리로 만들어야 하는 기존 고로 공법과 달리, 가루 상태여도 고온에 잘 녹는 방법을 찾는 데서 시작됐다.

이 기술은 막대한 투자비와 기간을 필요로 했다. 지난 1992년 연구개발에 착수한 포스코는 1996년 모델플랜트, 1999년 파일럿플랜트를 만든 뒤 드디어 2003년 상업생산이 가능한 연산 60만톤 규모의 데모파이넥스를 탄생시켰다.

2007년엔 1호기 보다 용량을 2.5배 더한 150만톤 규모의 2파이넥스가, 2014년엔 20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3파이넥스가 차례로 완공됐다.

3파이넥스는 공정설비를 기존 4단공정에서 3단공정으로 슬림화했다. 4단계에 걸쳐 작업하던 것을 3단계로 줄인 것이다. 그럼에도 쇳물 생산능력은 2호기 보다 50만톤이나 많고, 투자비도 기존 용광로 보다 15% 저렴하다. 친환경적이며 경제적이기 때문에 현재 각국을 대상으로 파이넥스 기술 수출(9건)을 추진하고 있다.

3파이넥스 공장 전경 <사진=포스코>

파이넥스의 기술은 전처리 없이 산소를 떼어내 순수 철로 만든다는데 있다. 철광석을 녹이려면 산소를 분리해야 하는데 이 작업을 3기의 유동로에서 담당한다.

3기의 유동로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약 60% 가량 제거한다. 유연탄은 압력을 받아 성형탄이 되며 이 때 산소가 제거된 철광석인 HCI(Hot Compacted Iron)와 용융로로 투입된다. 용융로는 용광로와 같은 것으로, 고온이 가해진 성형탄이 HCI를 녹이면 쇳물이 된다.

파이넥스 생산을 관할하는 안전실에 들어섰다. 이 곳에선 일일생산량과 생산속도, 코크스비율, 미분탄비율, 용선(쇳물) 온도 등 파이넥스의 모든 것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안전실 문을 열고 나가니 파이넥스의 내부 설비가 보였다. 한켠에는 수시로 시간과 압력 수준을 체크하는 붉은 전광판도 눈에 띄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용융로에선 30분 주기로 쇳물을 받은 뒤 잠수함 어뢰와 생김새가 비슷한 토페도카에 담아 제강공정으로 보낸다"고 설명했다. 

쇳물을 생산하는 것을 제선이라고 하며 쇳물 속 불순물을 걸러내는 작업을 제강, 단단한 고체가 된 슬래브를 얇고 평평하게 만드는 과정을 압연이라고 한다.

2열연공장 연연속설비 <사진=포스코>

주어진 시간이 짧아 잠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한 뒤, 연산 500만톤 규모의 2압연공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멀리에서도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가열로에서 2~3시간 달궈진 슬래브는 1조압연기부터 4조압연기를 차례로 지나며 두께와 폭이 점차 얇고 평평해진다.

2조압연기에선 워크롤과 백업롤 총 4개롤이 슬래브를 앞뒤로 교차해가며 바(bar) 형태를 만들고 3/4조 압연기에선 접합기(Joining machine)가 바와 바 사이를 붙여 연속으로 압연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공정보다 시간이 단축될 뿐 아니라 원하는 만큼 바를 이어 만들기 때문에 경제적이다.

압연을 모두 마치면 제품을 냉각한 후 둥글게 감는 권취작업을 한다. 이렇게 감긴 제품을 열연코일이라고 한다. 가열로부터 권취까지 2분 30초가 소요되며, 25cm 가량의 두꺼운 슬래브는 1.0~22mm의 열연으로 재탄생한다. 이 때 코일의 무게는 개당 15~36톤으로, 하루 평균 700개가 생산된다.

지난해 포스코는 철강제품 생산량 8억톤을 달성했다. 이는 1972년 이후 43년 만으로 중형자동차 9억4000만대, 30만톤급 초대형 유조선 2만 척을 만들 수 있는 규모다.

현재 포스코는 부산물을 재활용한 친환경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제철소에서 발행하는 부생가스를 원료로 전력을 생산하는 비중을 높여 원가절감 및 친환경 수준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김현지 총무비서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급 인선도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재명 대통령 인선의 핵심은 '실용'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해야 하는 정부인 만큼 기존에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성남·경기라인 인물들은 정부 요직에 내정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총무비서관으로 내정된 김현지 전 보좌관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때 시민운동을 하면서 인연이 닿았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98년 당시 변호사이던 이 대통령이 설립을 주도한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으며 이곳에서 집행위원장, 사무국장 등을 거쳤다. 이 대통령이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던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도 함께했다. 성남시립병원추진위원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한 것. 이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에도 시민운동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2011년 성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환경·도시 전문가 등이 주축이 된 민관 협력 기구 '성남의제21'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야 도청 비서관직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김 전 보좌관은 '그림자 보좌'로 유명하다. 본인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성향이다. 시민운동가로 활동할 때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언론 노출을 지양해왔다. 또한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보좌관은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사전에 차단하려고 하고 조심성이 강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대장동 사건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당직을 내려놓은 영향도 있다. 김 전 보좌관이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의 자리를 대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김 전 보좌관이 맡게 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예산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공무원 직제상 1급에 해당한다. 특히 대통령실 2급 이하 행정관 등 실무진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수석급 인선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강유정 대변인 등 비교적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옅은 통합형 인재를 등용하는 한편 실무라인에는 김 전 보좌관처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복심'들을 배치하고 있다. 대통령실 1부속실장에 내정된 김남준 전 당대표 정무부실장, 의전비서관의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 인사비서관의 김용채 전 보좌관 등이 대표적이다. 원외에서 이 후보를 후방지원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 핵심인물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용조 혁신회의 집행위원장은 대통령 국가안보실 비서관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강위원 혁신회의 상임고문은 전남 경제부지사에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와 더 긴밀히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heyjin@newspim.com 2025-06-11 17:10
사진
李대통령 재판 중단 '헌법 조항 충돌'?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중단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재판을 연기하면서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를 근거로 든 데 대해 야당이 '판결로 대통령이 자격을 상실하면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는 헌법 제68조로 재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여야 대표들과 함께 오찬을 하기 전 환담하고 있다. 2025.06.04 photo@newspim.com 헌법의 애매한 조항에 대한 해석의 차이를 넘어 헌법 조항의 충돌 문제로 번진 것이다. 논란의 불을 붙인 것은 서울고법의 결정이다. 법원은 "재판부에서 기일 변경 및 추후 지정(추정)을 하기로 했다"며 "헌법 제84조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추정은 사실상 임기 내 재판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따라 위증 교사와 대장동, 법인카드 유용, 대북송금 사건 등 대통령이 받고 있는 다른 네 개의 재판도 연기 가능성이 높다. 이에 야당이 반발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9일 '헌법 제68조'를 들어 서울고법의 결정을 반박했다. 헌법 제68조 2항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규정한다.   검사 출신인 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법 68조를 예시하며 "헌법상 이재명 대통령 재판은 중단되지 않는다"며 "헌법적으로도 그렇고, 다수 국민 상식 면에서도 그렇다"고 '헌법 제68조'를 거론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대한민국 헌법 제68조는 '대통령도 판결로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민주당과 서울고법 형사7부 주장대로 대통령이 돼서 진행 중인 재판이 중단되는 것이라면 헌법 68조의 '판결로 대통령 자격을 상실한 때'라는 문구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이 중단된다면 재판이 열리지 않는 만큼 대통령이 판결로 자격을 상실할 일은 없다. 그렇다면 굳이 헌법에 이 조항을 넣을 이유가 없다. 결국 재판이 열린다는 전제로 헌법에 이 조항을 넣은 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논지다. 관건은 헌법 제84조의 해석이다. '소추(訴追)'의 의미를 검사의 공소 제기(기소) 외에 기존의 재판까지 적용해야 하는지를 두고 법조계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당은 모든 재판이 중단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야당은 진행 중인 재판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선다.  이런 주장까지 포함하면 헌법 84조와 68조가 충돌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물론 판결은 법원의 판결 외에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포함할 수 있다. 대통령의 중대 행위에 대한 탄핵이 이뤄질 경우 헌재의 결정 여하에 따라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 헌재의 판결을 의미한다면 충돌로 볼 수 없다. 민주당은 논란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재판 중단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 측근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판사에 따라 다른 입장이 나올 수 있는 만큼 형사소송법을 처리해 더 이상의 논란을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12일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일단 13일 선출되는 차기 원내대표에게 넘기기로 했다. 서울고법이 재판을 중단하고 나머지 재판도 중단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굳이 방탄 논란을 자초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leejc@newspim.com 2025-06-10 13:4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