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김영옥, 김영임, 염정인, 이용녀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JTBC 빌딩에서 열린 ‘힙합의 민족'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뉴스핌=이지은 기자] 평균나이 65세의 어르신들이 힙합에 나섰다. 여배우로, 소리꾼으로, 강사로 살아온 할머니들이 파격적인 변신을 꾀했다. 다소 독특한 조합이지만, 힙합을 대하는 열정은 남다르다.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JTBC 사옥에서 새 예능프로그램 ‘힙합의 민족’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송광종 PD와 산이와 프로듀서 군단 MC스나이퍼, 피타입, 릴보이, 치타, 키디비, 딘딘, 한해, 주헌과 할미넴 군단 김영옥, 최병주, 염정인, 양희경, 김영임, 이경진, 이용녀, 문희경이 참석했다.

이날 연출은 맡은 송광종 PD는 기획의도에 대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장난삼아 얘기를 던졌던 것이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다. 힙합을 할머니들이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발상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연진들을 통제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 생각보다 다들 열심히 하려고 해서, 제작진이 부응을 못한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또 최고령 참가자 김영옥은 “처음 섭외 당시 ‘놀다가는 기분으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출연을 하게 됐는데, 놀다가는 기분으로 참여하기엔 살이 다 빠질 정도로 훈련을 시킨다. 시작은 감언이설에 속아서 하게 됐다고 말하는 게 맞다. 우리를 만난 PD는 지옥에 빠진 것”이라며 진심 섞인 말을 남다른 입담으로 에둘렀다.

하지만 송 PD는 섭외 과정에 대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열심히 하는 분들을 위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힙합의 민족’에 프로듀서로 출연하게 된 릴보이는 “‘쇼미더머니’ 방송에서는 경쟁자로 출연했다. 그때는 독립적인 래퍼로 나와서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 이번 ‘힙합의민족’에서는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반면 딘딘은 “제가 래퍼인지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선생님들 도전보다 내 음악성이 어딘지 알고 싶어서 출연했다. 이걸 하고 잘 안되면 음악을 그만두고 예능을 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지금까지 촬영으로 보면 뮤지션으로 남을 것 같다”고 재치 있는 말을 더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JTBC 빌딩에서 열린 ‘힙합의 민족'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PD와 출연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장난삼아 기획된 프로그램이지만, 도전자들의 의미는 남달랐다. 45년간 국악을 해오던 김영임은 “우리의 전통을 힙합과 함께 청소년에게 알리고 싶어서 참여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민이면 우리의 소리를 알아야 할 텐데, 몰라서 아쉬웠다. 젊은 청소년들에게 국악 하는 김영임이 젊은 층과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동엽과 함께 진행을 맡은 래퍼 산이는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를 짐작했다는 듯, 먼저 제작진의 입장을 대변했다.

산이는 “개인적으로 힙합이라는 음악을 굉장히 사랑한다. 너무 흔한 오락거리로 비춰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제작진에서 그렇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기에 다들 도전하는 것 같다. 신·구가 합쳐서 함께 하는 걸 봐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애정 어린 말을 더했다.

한편 8명의 힙합 프로듀서와 할머니가 팀을 이뤄 매주 랩 배틀을 펼치는 JTBC ‘힙합의 민족’은 오는 4월 1일 오후 9시 40분에 첫 방송된다.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