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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 속 막 내린 KT 주총..황창규 회장, 마지막 시험대(종합)

기사입력 : 2016년03월25일 13:26

최종수정 : 2016년03월25일 16:14

발언권 두고 진통..황 회장 "올해 괄목한 성과 만들겠다"

[뉴스핌=김선엽 기자] 2016년 KT 정기 주주총회가 KT 노동조합 노조원들과, 회사 측에 의해 동원된 것으로 추정되는 '직원주주'의 격한 대립 속에 끝이 났다.

6개 의안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지만, 황창규 KT 회장의 경영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노조원들로 주총 내내 고성이 오고 갔다.

임기 만료 1년을 앞두고 있는 황 회장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올해 더욱 괄목한 성과를 만들겠다"며 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KT가 25일 오전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4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정기주총의 안건으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변경이 상정됐다.

25일 오전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주주총회에서 KT 노조원들이 피켓을 펼쳐보이고 있다.<사진=김선엽 기자>

KT는 특히 정관 변경을 통해 정보보안 인프라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임을 알렸다. KT가 자체 개발한 보안 및 인증 솔루션의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사 선임 건에서는 총 5명의 이사가 신규선임 또는 재선임됐다. 사내이사에 임헌문(KT Mass총괄), 구현모(KT 경영지원총괄) 이사가 선임됐으며, 사외이사에 송도균(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차상균(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김대호(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이사가 선임됐다. 또 감사위원으로는 차상균 이사가 선임됐다.

하지만 KT 새노조 노조원들은 차 이사 선임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차 교수가 2012년 이후 4년간 사외이사로 재직했지만, ICT 전문가로서 IBT 개발사업 실패를 막지 못해 8300여명의 명예퇴직을 촉발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황 회장은 "차 교수는 세계최고 빅데이터 전문가"라고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주총 시작 전부터 주총 장 주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아침 일찍부터 입구에 진을 친 노조원들과 주총장 출입을 위해 길게 늘어선 주주들로 북적였다.

입구에는 'KT 퇴출프로그램'과 'KT 감시기구 업무지원단'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출동한 경찰 3개 중대 100여명이 주총장 주변에 배치됐다.

주총 시작 후 소란은 더욱 거세졌다. 노조원들은 "황창규 회장 퇴진하라"고 쓴 플랜카드를 주총 장 안에서 펼쳐 보이며 발언권을 요청했고 이를 제지하는 경호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한 노조원은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면서 주총에 직원을 동원하냐"며 항의했다.

반면 전체 375석 주총석 중 앞쪽 250여석을 빼곡하게 채운 찬성 측 주주들은 각각의 의안에 대해 찬성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하며 의안의 신속한 의결을 요구했다. 의안 토론 때는 100여명이 일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번쩍 손을 드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진통 끝에 주총은 50여분 만에 끝났고 6개의 의안은 모두 박수로서 승인됐다. 하지만 주총 이후에도 노조원들과 경찰이 채증 사진을 두고 몸싸움을 벌이고 험한 말을 주고받았다.

이석채 전 KT 회장 시절부터 시끄럽기로 유명했던 KT 주총은 황 회장 취임 이후에도 매년 소란 속에 진행되고 있다.

황 회장의 취임 직후인 2014년 3월 열린 주총에서는 자회사 직원 대출 사기, 영업정지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이에 항의하는 주주들로 어수선했다.

또 지난해 3월 열린 주총에서도 민영화 이후 첫 무배당에 불만을 표시하는 주주들과 대규모 명예퇴직에 항의하는 노조원들로 인해 난장판이 됐다.

이날 사내이사로 선임된 구현모 부사장(경영지원총괄)은 주총 직후 기자와 만나 "작년에 비하면 조용히 끝난 편"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한편, 1년의 임기를 앞두고 있는 황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KT그룹을 다시 한 번 도약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지난해 KT그룹은 고객 중심의 소통, 협업, 임파워먼트를 체질화하고 경쟁사와 완전한 차별화를 통해 3년 만에 그룹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지금까지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고객인식 1등’, ‘신사업 성과 창출’, ‘완전한 차별화의 지속 추진’을 통해 더욱 괄목할 성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25일 오전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주주총회 직후 KT 노조원들과 경찰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사진=김선엽 기자>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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