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성웅 기자] 대한항공의 조종사 노조와 사측간 갈등이 주주총회 현장에서도 재연됐다.
18일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제 5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규남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위원장이 재무재표 승인 안건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 위원장은 "자신은 오늘 조종사가 아닌 한 사람의 주주로서 이 자리에 참석했다"며 "임직원의 노력으로 작년의 성과가 달성됐지만 돌아온 게 없다"고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현재 대한항공은 직원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회사가 됐다"며 "비단 임금문제 뿐만이 아니라 여러 이유로 조종사, 정비사, 객실승무원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금과 같은 경영행태를 유지한다면 주주들이 현재 가장 원하고 있는 배당은 결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8일 서울 공항동에서 열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이규남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위원장이 직원들의 제지를 받고 있다. <사진=이성웅 기자> |
이에 이날 주총 의장을 맡은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안건과 관계없는 발언은 삼가하라"며 "주주총회장에 조종사 유니폼을 입고 나온만큼 대한항공의 품격을 지켜달라"고 이 위원장의 발언을 저지했다.
사내이사 재선임안 등에 대한 이의 제기에는 "이미 의사봉이 두드려졌으니, 혹시 이의가 있다면 향후 따로 제기하라"면서 "더 이상 소란을 피울 경우 퇴장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 사장에 맞선 이 위원장은 강하게 반발하며 의장석 쪽으로 나아갔지만 직원들 제지에 막혔다.
주총에 참여한 일부 소액주주들도 소란이 커지자 "왜 주총장에서 노사갈등을 일으키냐"며 이 위원장에 항의했다.
이날 주총에선 이 위원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무재표 승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등 모든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