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헤지펀드, 중국 '80년대 미국과 흡사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선전증시의 수익률이 이르면 3년 안에 세계 정상의 자리에 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 말까지 글로벌 주요 증시를 앞지른 뒤 앞으로 3~5년 이내에 최고의 수익률을 낼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연초 이후 선전증시가 주요 증시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거둔 데 나온 의견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위안화 <출처=AP/뉴시스> |
16일(현지시각) 미국 헤지펀드 업체인 웨이스 멀티 스트래티지 어드바이저스의 조르디 비세르 투자책임자는 중국의 경제 개혁을 겨냥할 때 선전증시가 최고의 잠재력을 지녔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운용 자산 14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업체는 중국 경제가 1980년대 초반 미국과 흡사하다고 진단했다. 제조업 중심의 고성장에서 IT에 기반한 효율성이 이끄는 경제 구조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IT 섹터의 신생 기업들을 유치하는 데 커다란 성공을 거둔 선전이 중국의 경제 개혁 성공과 성장 회복을 겨냥할 때 최적의 투자처라는 판단이다.
또 국영 기업들이 대거 포진한 상하이 증시에 비해서도 선전증시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웨이스 멀티 스트래티지 어드바이저스는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홍콩과 선전 증시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이른바 선강퉁을 연내 시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해외 펀드의 투자 기회가 확대, 중국 경제를 낙관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선전증시의 투자에 잰걸음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세르 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5년 후를 바라볼 때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 중 상당수가 선전과 크고 작은 연결고리를 형성할 것”이라며 “상하이 증시가 국영 기업과 제조업계를 대표하는 주식시장인 데 반해 선전증시는 혁신 기업과 디지털 경제를 상징하는 업체들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선전증시에 상장된 약 1800개 기업들 중 상당수가 IT와 헬스케어 섹터에 해당한다. 하지만 올들어 주가는 무려 26% 급락, 전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선전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지난해 고점 대비 반토막에 가까운 하락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39배에 이르는 상황.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올들어 주가 폭락에도 고평가된 상태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하지만 비세르 투자책임자는 성장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현 수준의 밸류에이션이 충분히 정당화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기업의 올해 매출액 성장률이 4.4%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반해 중국 상장 기업의 경우 37%에 이르는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선전증시의 기업들이 가파른 성장 속도를 과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웨이스 멀티 스트래티지는 연초 이후 지난 4일까지 0.26%의 수익률을 기록해 같은 기간 헤지펀드 업계가 평균 0.9%의 손실을 낸 데 반해 상대적으로 높은 성적을 올렸다.
또 2006년 10월 출범 이후 연율 기준 수익률은 6%로, 같은 기간 헤지펀드 업계가 0.14%의 손실을 낸 데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