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물가 폭등, 주민들 집세 부담이 가장 커
[뉴스핌=이지연 기자] 경기침체 속에서도 중국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다롄 등 대도시 주민들의 생활비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상하이는 도쿄와 공동으로 전 세계도시중 생활비가 높은 도시 11위에 올랐다.
이는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conomist Intelligence Unit·EIU)이 최근 133개 도시를 대상으로 집세·교통비·식료품비·의류비·여가생활비 등 160개품목 400여종의 상품가격 수준을 비교 분석한 조사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물가가 가장 비싼 상하이는 세계에서 11번째로 생활비가 높은 도시에 올랐다. 전년보다 순위가 13위나 뛰어오른데다 지난 20년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시’에 수 차례 꼽혔던 도쿄와 함께 랭크돼 더욱 눈길을 끈다. 서울은 생활비가 높은 8위 도시로 나타났다.
선전(16위)·다롄(21위)·베이징(31위)·칭다오(52위)·쑤저우(53위)·광저우(56위)·톈진(56위) 또한 세계 생활비 랭킹 60위권에 들었다. 다롄·베이징·쑤저우는 각각 18위, 15위, 14위 상승했으며, 톈진·광저우는 13위, 선전은 12위 상승했다.
지난해 위안화가 절하됐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도시 생활비가 전년비 큰 폭으로 오른 점이 주목된다.
특히 집을 살 돈이 없어 이곳 저곳 거처를 옮겨 다니는 ‘월세족’의 경우 생활비 가운데 집세가 가장 큰 부담인 것으로 조사됐다.
월세방을 찾는 사람들 <이미지=바이두(百度)> |
선전의 한 IT기업에서 근무하는 청년은 중신사(中新社)와의 인터뷰에서 “매달 집세로 나가는 금액이 월급의 35%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1선 도시에 거주하는 ‘월세족’ 대다수는 월급의 30~40% 가량을 집세로 내고 있다. 여기에 식비, 교통비, 통신비 등을 내고 나면 통장 잔고는 텅텅 비고 만다.
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초년생은 월급의 1/3 이상을 집세로 내고 있었으며, 1선 도시 거주자의 경우 월급 대비 집세의 비율이 50%를 넘어섰다.
중국에서는 최근 몇 년간 1선 도시의 인구 유입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도시 인구조절, 산업구조 전환과 더불어 생활비가 치솟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베이징의 경우 지난해 외부에서 유입된 상주외래인구가 0.5% 증가한 데 그쳐 상주인구 증가율을 처음으로 밑돌았다.
상하이는 지난해 약 15만명에 달하는 외래인구가 순유출됐다. 이는 개혁개방 이후 30여년간 상주외래인구수가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한편 전 세계 생활비 1위 도시는 3년 연속 싱가포르가 차지했다. 홍콩과 스위스 취리히는 공동 2위에 올랐다. 서울은 코펜하겐과 로스앤젤레스와 함께 공동 8위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del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