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형랩도 1000억 되면 클로징 계획...장기 수익률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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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효은 기자] 국내 공모펀드 '돌풍의 주역' 메리츠코리아펀드가 소프트클로징(잠정 판매중단)을 전격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조3000억원 자금이 유입되며 국내 주식평펀드 시장을 이끌었던 메리츠코리아펀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형주 중심의 장세 변화에 수익률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내부적으로 클로징 시기를 저울질해 왔다.
이와 동시에 메리츠종금증권은 메리츠자산운용의 투자 자문을 받아 주식을 운용하는 '메리츠코리아자문형랩'을 대체상품으로 출시, 메리츠코리아펀드의 돌풍을 이어가겠다는 복안이어서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자산운용은 메리츠코리아펀드의 판매 중단 시기를 내부적으로 조율 중이다. 아직 명확한 시기를 확정하진 않았지만 조만간 클로징이 임박한 상황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아직 스케줄이 최종 확정되진 않았지만 자문형랩 출시와 함께 운용 규모도 1조7000억원을 넘어섰기 때문에 조만간 클로징할 계획"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검토 중인 것은 맞다. 다만 아직 날짜가 확정되진 않았다"고 했다.
사실 메리츠자산운용은 메리츠코리아의 펀드설정액이 1조원을 초과했을 때부터 내부적으로 클로징 시기를 검토 중이었는데 최근 메리츠코리아자문형랩까지 메리츠코리아의 대체상품으로 출시되면서 클로징 시기를 더 앞당길 계획인 것으로 관측된다.
메리츠종금증권 다른 관계자는 "메리츠코리아도 그렇고 펀드는 운용 규모가 커지면 그때부터 수익이 안나는 딜레마가 생긴다"며 "이번 자문형랩 역시 시기와 상관없이 1000억원이 모이면 더 이상 받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코리아펀드는 지난해 1조3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국내 주식형펀드 중 유입 규모 1위를 기록하며 중소형주, 성장주를 중심으로 시장을 이끌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계 장세가 기존 중소형주 위주에서 대형주 중심으로 바뀌면서 중소형주 위주 종목 비중이 월등히 높은 메리츠자산운용 포트폴리오 구성에 타격을 입었다.
실제로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메리츠코리아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의 편입 상위 10개 종목 중 10개 모두가 성장주 또는 가치주로 편입돼 있다. 1월 4일 기준 메리츠코리아펀드의 편입 종목은 CJ(3.43%), SK C&C(3.13%), 오뚜기(2.83%), 아모레G(2.83%) 등이며, 메리츠코리아펀드는 연초 이후 1개월(-6.28%), 3개월(-3.66%), 6개월(-4.48%) 수익률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메리츠코리아 자문형랩은 지난달 22일 출시 후 총 27억4000억원(3월8일 기준)이 유입됐다. 불과 2주가 좀 지난 시점을 감안하면 그렇게 높지도 낮지도 않은 유입 규모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 평이다. 다만 상품에 대한 시장과 투자자들의 관심도는 높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들이 메리츠코리아자문형랩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물밑 작업이 한창인 걸로 들었다"며 "다만 메리츠 측에서 과거 랩상품들이 단기수익률에 급급하며 순식간에 몰락한 것을 감안해 이번에는 장기 수익률 추구를 목표로 두고 메리츠종금증권 전국 영업망에서만 팔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메리츠 측은 이번 랩상품의 총 운용규모를 1000억원으로 잡았다. 시기와 상관없이 1000억원만 모이면 바로 판매를 중단한단 의미다. 이 같은 이유로 판매 채널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메리츠가 출시한 자문형랩은 고객이 메리츠종금증권과 일임 계약을 체결하고 맡긴 자금을 본사 운용부서에서 자문사의 투자 자문을 받아 주식을 직접 운용하는 랩 계약이다.
과거의 자문형랩이 10여개 위주의 압축 종목 중심으로 높은 회전율을 통한 단기 성과를 추구했다면 ‘메리츠 코리아 자문형랩’은 최소 3년 이상의 장기투자를 지향하는 것이 특징이다. 투자 포트폴리오는 메리츠자산운용의 자문을 받아 성장 잠재력이 높고 저평가된 30~40개 종목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강효은 기자 (heun2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