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중 유가 안정 등으로 투자심리 개선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글로벌 증시가 2월 중순 이후 반등세를 연출하면서 비관론 일색이었던 시장 전망에도 분위기 반전이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갑자기 방향을 달리 한 시장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에는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6일 자 배런스와 CNBC뉴스 등은 기관투자자 사이에서 최근 증시 랠리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가 형성되고 있는 반면, 유력 투자은행 전략가들은 여전히 불안 요인이 남아 있어 지나친 반등 기대는 금물이라는 경계론을 제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 달라진 월가 분위기, 낙관론 재부상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창업자 토머스 리는 "1월과 2월에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이었던 분위기가 지난 몇 주 사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제 유가 안정과 중국의 신규 부양 정책, 미국 달러화 강세 둔화 등에 따라 증시가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면서, S&P500 지수가 오는 5월까지 이전 고점인 2130포인트를 회복한 뒤 연말에는 2325포인트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UBS의 줄리안 엠마누엘 주식전략가도 강세장이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 그 역시 2월부터 투자심리에 변화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엠마누엘 전략가는 지금보다 상황이 조금만 더 양호해 진다면 랠리는 지속할 수 있다면서, S&P500 지수가 연말까지 2175포인트까지 9% 가량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WTI 가격(주황선)과 S&P500(파란선) 1년 추이 비교. 2월 이후 두 지수 모두 반등 흐름이 관측되고 있다. <출처=블룸버그> |
이처럼 암울했던 연초 주식시장의 분위기가 사라지면서 여건이 밝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지나친 낙관론은 자제해야 한다는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오펜하이머 수석 시장 전략가 존 스톨츠푸스는 올 연말까지 S&P500 지수가 2300선까지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지나친 낙관론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소비재와 기술, 산업, 원자재 관련주들은 매력적이나 금융 관련주는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 불확실성 여전, 낙관론 경계
웰스파고 선임 글로벌 주식 전략가 스콧 렌은 1월 하락장이 과도했던 탓에 S&P500 연말 전망치를 종전의 2230~2330에서 2000~2100선으로 오히려 하향 조정했다.
월가 유력 금융전문지 배런스는 주요 전략가들이 불과 한 달 전 시장을 집어삼킨 악재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며, 어느 순간 시장 혼란이 재발될 가능성도 있다는 경고음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에 대한 국민투표가 악재가 될 수 있고, 무디스가 중국 국가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점 역시 시장 전망을 흐리는 요인들로 꼽힌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킷 주크스 전략가는 "중국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이며, 정치적 불확실성도 어느 순간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경제 지표가 좋아진다고 해도 이 때문에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 시장 혼란이 재연될 수 있어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도이체방크의 앨런 러스키 전략가는 "경제 지표 호조가 이어진다면 증시가 높아진 연준의 긴축 위험을 다시 반영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선물시장에서는 오는 6월까지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40%로 반영했다. 한 달 전 예상했던 26%보다 크게 높아진 것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