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매수세 청신호? BOJ·ECB·FOMC 보고 가자"
'마이너스금리' 도입한 일본 증시, 호된 신고식 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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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홍규 기자] 2월 글로벌 증시는 1월과 달리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국제 유가가 잠잠한 모습을 보이자 그동안 유가와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던 증시도 안정을 찾았다.
이에 따라 3월에 증시가 상승장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워낙 큰 폭으로 하락한 뒤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것만으로는 추가 상승을 점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3월에는 유럽과 일본 그리고 미국의 중앙은행 정책 결과가 나올 때까지 관망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이 여전하다.
◆ '마이너스금리' 도입 일본, 호된 신고식
지난 2월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4% 상승했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가 0.3% 상승하고 S&P500지수는 0.4% 하락에 그치는 등 지난 1월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1월 23% 폭락했던 중국 증시도 2% 하락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모습이라고 풀이했다. 웰스파고의 브라이언 야콥센 전략가는 "몇몇 투자자들이 매수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2월 중순까지 하락장이 지속했고, 중국의 경기 둔화, 에너지 기업 디폴트 가능성 등 근본적인 악재가 해소되지 않은 만큼 투자자들이 일시 숨 고르기에 나섰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지난달 일본 증시는 9% 하락하며 2012년 5월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했고,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Stoxx Europe 600)지수는 3개월 연속 하락했다.
투자은행 스티펠 니콜라스의 저스틴 윅스 상무는 "그동안 시장을 지배했던 두려움이 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중국은 사람들의 걱정거리다"고 분석했다.
비록 글로벌 증시가 2월 들어 소폭 회복하긴 했지만, 중순까지는 지난 1월 나타났던 패닉 장세에선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달 12일 글로벌 증시는 MSCI 전 세계지수가 지난해 고점 대비 20%가량 하락하면서 공식적인 약세장에 진입하기도 했다.
2월 초 글로벌 시장을 뒤흔든 건 은행들의 실적 악화와 이에 따른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 문제였다. 저금리로 가뜩이나 수익성이 좋지 않은 환경에서 에너지 기업들의 파산 가능성이 거론되자 은행들의 자본 건전성 문제가 제기됐다.
<송유미 미술기자> |
<송유미 미술기자> |
글로벌 은행인 HSBC, 크레디트스위스 등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면서 유럽 은행주들이 폭락세를 거듭했고, 도이체방크는 신종자본증권인 코코본드 이자 미지급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8일 하루에만 주가가 9.5% 폭락했다. 이에 따라 Stoxx Europe 600지수는 2월 초부터 11일까지 11.3% 급락했다.
지난달 16일 도입됐던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제도도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켰다. 경기 부양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지만, 이것이 외려 은행 실적 악화를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이 부상했다.
여기에 글로벌 주식 시장이 약세장에 진입하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나타나자, 증시에 부양적일 것이라던 BOJ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역화를 맞는 모습이었다.
◆'모호한' G20 약속 이행 확인 필요…ECB 부양 주목
한 차례 폭풍이 그치고 난 글로벌 증시는 2월 27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관심을 모았다. 일본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소식, 중국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 등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번 G20에서는 특별한 조치들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G20에서 경기 부양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자 시장 참가자들은 실망감을 표출하며 다시 관망세로 접어들었다. 2월 마지막 날인 29일 일본, 중국 증시는 각각 1%, 3% 하락 마감했고, 미국도 1% 하락했다.
이달 중순까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중요한 이벤트들이 연달아 잡혀 있는 만큼 이를 지켜보면서 실제 G20에서 어떤 대화들이 오고 갔는지 확인해봐야 한다는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BOJ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고, 인민은행(PBoC)가 지급준비율을 인하한 만큼 ECB에서 한 차례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더크 슈마허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BOJ 움직임을 반영해 추가 부양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예치금 금리를 기존 마이너스(-) 0.3%에서 10bp(1bp=0.01%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측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