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출신 인기…장관출신, 공정위·감사원 출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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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필성 기자] 유통업계의 관료 출신 사외이사 모시기가 한창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주요 기업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총 공고를 내고 있는 가운데 신규 사외이사 중 상당수가 여전히 고위 공무원 등의 관료 출신이 차지하고 있는 것. 해당 업체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에게 조언을 얻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으나, 각종 규제에 얽혀 있는 업계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각 정부기관 내 영향력을 키우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주총을 앞둔 기업들이 저마다 주총 공고를 내면서 새롭게 선임되는 사외이사 면면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중 주목을 끄는 것은 관료 출신 인사들이다.
먼저 롯데쇼핑은 다음달 18일 총 3명의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한다. 신임 사외이사중 이재원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법제처 처장을 지냈고 박재완 성균관대 국정관리 대학원장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던 인물이다. 최석영 UN 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은 외교통상부 FTA교섭 대표, 주미한국대사관 경제공사 등을 역임했다.
신세계그룹에는 국세청 출신 인사들이 눈에 띈다. 신세계는 다음달 11일 주총에서 박윤준 김&장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의안을 상정한다. 그는 국세청 국제협력담당관 및 조세원관리관, 국세청 차장 등을 역임했다.
이외에도 계열사 광주신세계는 광주지방국세청장을 지낸 김형균 청솔회계사무소 대표를, 신세계건설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장,광주지방국세청장 등을 역임한 임창규 김&장 고문을 각각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신세계푸드는 공정거래위원회 본부국장 등을 지낸 김치걸 전 본부국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현대백화점그룹에서는 상대적으로 신임 사외이사가 많지 않다. 다만 현대그린푸드가 감사원 재정경제감사국 출신의 박승준 김&장 고문을 사외이사로 올렸고, 현대홈쇼핑도 국세청 조사국 국장을 지낸 김영기 세무법인 티엔피 대표이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주요 유통그룹에서 사외이사 대부분을 관료 출신으로 채워 넣은 셈이다. 때문에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사외이사가 독립적 의사결정은커녕 로비를 위한 창구가 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공교롭게도 이곳은 하나같이 지난해 이사회에서 사외이사의 찬성률이 불참한 경우를 제외하고 모두 100%에 달한 기업들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고위 공무원이 가진 능력과 경험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