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에 성공한 강호동과 주병진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채널A 제공> |
[뉴스핌=황수정 기자] 완벽한 부활이다. 논란으로 연예계에서 잠정 은퇴했던 강호동과 주병진이 복귀 초반의 부진을 딛고 드디어 제자리를 찾는데 성공했다. 강호동은 JTBC에서만 세 작품을 맡으며 'JTBC의 남자'로 떠올랐고, 주병진은 채널A '개밥 주는 남자'를 통해 등 돌린 대중들을 다시 돌아서게 만들었다.
강호동은 지난 2011년 세금 과소 납부 문제와 부동산 의혹으로 잠정 은퇴 후 1년만에 복귀했다. 그러나 KBS 2TV'달빛프린스' '투명인간' MBC '별바라기' 등 줄줄이 폐지됐고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도 초반에는 저조한 시청률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후 2015년 인터넷콘텐츠 tvNgo '신서유기' 흥행과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의 선전, SBS '스타킹'으로 강호동은 점점 안정을 되찾았다. 여기에 지난 12월 JTBC '아는 형님'과 '마리와 나', 2월 '쿡가대표'까지 세 프로그램을 맡게 됐다.
1980~1990년대 방송가를 주름잡았던 주병진은 10년 이상의 긴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1991년 돌연 은퇴를 선언한 후 사업가로 성공했으나 2000년 성폭행 혐의로 기소돼 7년동안 법정 싸움을 벌이다 무죄 확정을 받았다. 지난 2011년 MBC '주병진의 토크콘서트'로 복귀했으나 시청률 부진으로 6개월만에 종영하는 굴욕을 맛봤다. 이후 방송과 라디오를 통해 잔잔하게 활동하던 주병진은 지난해 12월 채널A '개밥 주는 남자'로 단숨에 대중들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아는 형님' '마리와 나' '쿡가대표'에서 활약 중인 강호동 <사진=JTBC '아는 형님' '마리와 나' '쿡가대표' 캡처> |
강호동과 주병진의 성공 전략을 살펴보면 같은 듯 다르다. 두 사람은 포기하지 않았고, 지상파만 고집하지 않고 종합편성채널의 문을 두드려 새롭게 전성기를 열었다. 강호동은 '쿡가대표' 제작발표회에서 "부담스럽지만 피해갈 수 없다. 긍정적으로 재미있게 하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는 그대로 결과에 드러나 첫 회 3.3%(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광고 제외 기준, 이하 동일) 시청률을 기록하며 말 그대로 '대박' 쳤다. 주병진은 '개밥 주는 남자'가 첫 방송도 되기 전에 그의 200평대 펜트하우스가 화제가 되면서 하루종일 실검을 장악한 바 있다. '개밥 주는 남자'는 첫 회 2.4% 시청률로 동시간대 종편 1위를 차지했다.
강호동은 JTBC의 세 프로그램을 통해 각기 다른 매력으로 어필하는데 비해, 주병진은 진솔한 면모로 승부수를 띄웠다. 강호동은 각각 먹방 요정(쿡가대표), 에너지 넘치는 옛날 진행 스타일(아는 형님), 아빠 같은 자상하고 다정한(마리와 나)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두 프로그램이 수요일에 연속 방송되지만 겹치지 않는 캐릭터로 지루할 틈이 없다. 주병진은 처음으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도전하며 사생활을 드러냈다. 그는 '개밥 주는 남자' 기자간담회에서 "생소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임하게 돼 혼란스럽지만 방송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화려한 껍데기 속 남들과 다를 바 없이, 혹은 더욱 쓸쓸히 사는 생활로 오히려 시청자들의 공감과 호감을 얻었다.
'개밥 주는 남자'에서 웰시코기 삼형제를 키우는 주병진 <사진=채널A '개밥 주는 남자' 캡처> |
다만 주병진이 프로그램 전면에 배치돼 활약하는 것에 비해, 강호동은 다른 출연진들에게 묻히는 경향도 있어 우려스럽다. 채널A는 지난 2월 설을 맞아 '개밥 주는 남자'의 주병진 분량만 모아 특집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현주엽, 강인 등 다른 출연진보다 훨씬 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 그러나 강호동은 각 프로그램마다 출연진이 최소 7명. 게스트가 등장하면 더 분량 확보가 어렵다. 특히 '쿡가대표'의 경우 안정환과 김성주 케미에 밀려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으며 그가 자신만만하게 밝혔던 '먹방 요정' 캐릭터도 이원일 셰프에게 밀리고 있는 상태다.
두드러지지 않고 조화로움을 위하는 것은 좋으나, 존재감이 사라지는 건 위험하다. 강호동과 주병진은 안정적인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했다. 이제 어떻게 더 높게 올라설 지 고민해봐야 할 시간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