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길선 회장-권오갑 사장 3월 임기만료..금융권 CEO 영입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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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조인영 기자] 현대중공업이 위기극복을 위해 경영진 교체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 최길선 회장, 권오갑 사장 <사진=현대중공업> |
19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각자 대표이사인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 모두 3월 말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최길선 회장은 1972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40여년간 조선업계를 이끌어온 전문가로,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사장을 모두 역임한 뒤 2009년 퇴임했다.
이후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사업의 부실로 수조원의 적자를 내며 위기에 빠지자 2014년 9월 위기극복을 위한 구원투수로 긴급투입됐다.
정몽준 대주주의 최측근인 권오갑 사장은 197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서울사무소장을 역임한 뒤 현대오일뱅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4년 10월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복귀했다.
현대중공업 사정에 정통한 조선업계 고위 관계자는 "위기극복을 위한 최길선-권오갑 체제가 1년을 훌쩍 넘었지만 실적부진과 수주난이 계속 되고 있고, 노사갈등도 잠재돼 있다"며 "재무구조개선 약정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앞두고 경영진을 재편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현대중공업은 그룹내 금융권 CEO 출신을 대타로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대표이사 교체 여부는 아직까지 거론되지 않고 있으며, 연임 가능성도 있다"고 일축했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최 회장과 권 사장 투톱체제로 강력한 구조조정 등 위기극복에 나섰지만, 세계적인 경제불황과 조선산업 침체로 적자경영을 지속해 왔다. 지난 2014년 3조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1조50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부실사업 정리와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조와의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으며, 현장 전문가인 최 회장과 재무통인 권 사장간에도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현장을 중시하는 최 부회장과 관리형인 권 사장이 갈등을 빚어왔다는 것은 업계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라며 "노조 역시 낙하산 인사, 사업부간 임금편차, 일방적인 인력재배치 결정으로 현 경영진에 대한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현대중공업의 위기상황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클락슨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삼호중공업 포함)의 2015년 1월 말 기준 선박 수주잔량은 892만CGT로, 내년까지 건조할 물량은 전체의 92%인 823만4000CGT다. 추가 일감이 확보되지 못하면 남는 물량은 2년 안에 10% 미만(68만CGT)으로 떨어져 강력한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선박 외에도 플랜트 등을 포함하면 수주잔고 사정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현재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해양플랜트 발주가 전무한 상황이며, 군산조선소의 경우 이미 블록공장 수준으로 전락한 상황이다. 채권단으로부터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압박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누적된 직원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실적 개선 및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새로운 인물 영입으로 변화를 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내달 18일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갖는다. 이번 주총에서 현대중공업은 대표이사 재선임 또는 신규선임 안건을 올리게 된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