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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銀, 호봉제 폐지 추진..."기본급 자연인상 없다"

기사입력 : 2016년02월05일 09:00

최종수정 : 2016년02월05일 08:53

사측, 2015년 임단협에서 공식 안건 제시..노측 "결사 반대"

[편집자] 이 기사는 2월 4일 오전 10시 36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노희준 기자] 최근 신입행원 전원을 연봉제로 채용한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기존 입사자 등 전직원을 대상으로 호봉제 폐지를 확대·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봉제 폐지 추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성과주의 확산 바람이 불고 있어 은행권은 긴장 모드다.

<자료=은행 경영공시, 사업보고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은행은 2015년 임금ㆍ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전직원의 호봉제 폐지를 정식 안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C은행 노사는 2015년 임단협을 지난해 11월에 시작해 아직 진행중이다.

SC은행은 연 1.5~1.7%의 기본금 자연상승분을 없애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SC은행 노조 관계자는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급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라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기훈 SC은행 상무는 "협상 진행중인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SC은행이 임단협에서 호봉제 폐지를 주장한 것은 처음은 아니다. SC은행은 2014년 임단협에서도 호봉제 폐지를 내걸었다. 지난 2011년 두달여의 은행권 최장기 파업도 SC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호봉제 폐지, 개별 성과급 도입을 주장해 촉발된 경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 "영국 본사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2011년 당시 피터 샌즈 SC그룹 회장은 방한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성과주의 문화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C은행은 성과급 비중이 50%수준이다. 민간은행 14개 전직원 성과급 비중(15%)보다 높다.

그럼에도 SC은행이 호봉제 전면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거듭된 실적 부진에다 낮은 생산성 때문으로 보인다. 2009년 4326억원까지 치솟았던 순익은 지속적으로 추락하여 2014년에는 64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3분기에도 35억원 순손실을 기록, 9월말까지 1079억원에 그쳤다.

SC은행은 생산성도 낮다. 지난해 9월말 직원1인당 충당금적립전이익은 6400만원으로 최하위 수준이다. 기업은행의 1억6600만원에 견주면, 3분의1을 갓 넘는 수준이다. 반면 직원 1인당 임금은 6200만원으로 기은(5900만원), 국민은행(5900만원)보다 높다.

이러다보니 비용통제도 허술하다. 영업이익중 판관비 비율인 이익경비율('판관비/충당금적립전이익+판관비')은 69%다. 기은(41%)보다 28%포인트 높고 직원, 점포가 많은 국민은행(62%)보다 높다. 이 지표는 낮을수록 경영효율성이 크다는 의미다. 판관비 대부분은 인건비다.

은행권은 긴장 모드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금융공기업에 먼저 성과주의를 도입하고 시중은행으로 확산한다고 하지만, 그 사이가 짧아져 거의 동시에 추진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성과주의 도입은 바람직한 것"이라면서도 "성과를 얼마나 정교하게 측정하려는 준비와 노력을 하느냐가 중요한데, 충분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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