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이현경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배우 박민지(27)가 3년 만에 안방극장을 찾았다. 최근 시청자에 큰 사랑을 받고 있는 tvN ‘치즈인더트랩’을 통해서다. 오랜만에 선택한 드라마이기에 기대감도 컸다. 다행히 시청률은 고공비행 중.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 덕에 뿌듯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치즈인더트랩’ 박민지는 최근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드라마를 끝낸 소감부터 전했다. 지난 4개월간 작업한 시간을 떠올리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출연 전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라 박민지 역시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 하지만 오디션을 봤고 당당하게 보라 역을 꿰찼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만나 연기했고 더불어 시청자와 기분좋은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박민지는 담담하게 여전히 드라마와 함께하고 있다며 웃었다.
“웹툰이 워낙 화제작이었잖아요. 저도 독자 중 한명이었고요. 그래서 설레면서도 부담이 됐죠. 오랜만에 하는 드라마라 뜻깊은 작품으로 남길 바랐고요. 다행히 첫 회 시청률이 3.6%가 나와서 기분이 좋았죠.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 뜨거운 반응이 계속되고 있고요. 촬영은 끝났지만 드라마는 방송 중이어서 (끝난)실감이 안나요. 저도 아직 ‘치즈인더트랩’ 속에 살고 있답니다.”
박민지는 ‘치즈인더트랩’에서 홍설(김고은)의 절친 보라를 연기했다. 보라는 시원하고 솔직한 성격이 매력포인트. 홍설의 지원군 역할을 자처하는 보라는 친구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직접 문제를 해결하고 도와주는 의리의 아이콘이었다. 이 점이 극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상큼 발랄한 보라와 박민지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일까.
“비슷한 점이 꽤 있어요. 보라는 솔직하고 감정 표현에 능한 친구예요. 그래서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즐기고 할 말은 분명히 하는 편이죠. 게다가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친구 사이에도 의리는 소중히 여겨요. 특히 설이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가지기도 하죠. 이런 면이 저와 좀 닮은 듯해요(웃음). 저도 제 주장이 강한 편인데다 친구와 관계를 중요하게 보거든요. 그래서 보라를 연기하면서 자신감도 붙었고 재미도 있었어요.”
‘치즈인더트랩’에서 정설(유정·홍설)커플뿐 아니라 보라와 은택 커플도 시청자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분량이 적은 탓에 보라, 은택 커플의 장면을 더 넣어달라는 시청자 요구도 끊이지 않았다. 이같은 반응에 박민지는 “저도 분량 면에서는 안타깝다. 감독도 보라·은택 커플을 보면서 ‘참 재밌는게 많은데’라며 아쉬워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박민지는 “분량에 비해 이렇게 큰 반응이 나와서 놀랍다”고 덧붙였다.
“현장 분위기가 참 좋았어요. 감독님이 늘 배우가 마음껏 연기할 수 있도록 판을 펼쳐주셨거든요. 배우의 편의를 많이 봐주신 거죠. 대본을 받으면 기본적인 구성을 익히고 자연스럽게 저희의 말투를 입혀서 연기했어요. 그리고 은택(남주혁)이와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요. 그러면서 호흡도 착착 맞아갔죠. 애드리브도 많아졌고요. 그래서 더 즐거운 현장이었어요. 마지막까지 은택, 보라 커플 많이 사랑해주세요(웃음).”
‘치즈인더트랩’은 알콩달콩 로맨스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박민지가 꼽은 ‘여성 취향 저격’ 장면은 보라에게 추근대는 영곤(지윤호)에게 은택이 화를 내는 신이다. 자신의 여자를 지킬 줄 아는 연하남 은택의 매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은택이가 항상 보라 곁에서 지켜주고 응원해주는 아이여서 좋았어요. 사랑받고 있는 느낌이 충만해지니까요. 음…그 중에서도 가장 베스트 컷을 꼽자면 은택이가 영곤과 대적하는 신이에요. 항상 생글생글 웃던 은택에게서 남자다움이 물씬 풍겨지더라고요. 정말 ‘심쿵’ 그 자체였어요.”
인터뷰를 마치며 박민지의 연기 인생 제 2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어느새 그도 데뷔 13년 차가 됐다. 2003년 패션 잡지 모델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후 영화 ‘제니 주노’ 드라마 ‘열 여덟, 스물 아홉’을 거쳐 ‘대풍수’에 출연했다. 최근엔 ‘남자가 사랑할 때’ 등을 거치며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았다. 배우로 활동하며 10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넘기게 된 박민지는 “10년 넘게 연기 생활을 했다는 말 자체가 부담이 된다”며 “대신 10년 후에는 훨씬 더 좋은 배우가 돼 있으면 한다”고 바랐다.
“항상 제가 모자라고 더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생각은 데뷔 때나 지금이나 다름 없어요. 여전히 ‘연기경력이 있으니까 당연히 잘하겠다’는 시선이 살짝 부담돼요. 하지만 그 말이 자극제가 되기도 하죠. 제 경력에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다만 현재의 저를 있는 그대로 봐주셨으면 해요. 저도 한 가지 틀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고요. 일단 제가 할 수 있는 연기부터 차근히, 서두르지 않고 한 발씩 나아가야죠. 기대해주세요.”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이형석 사진기자(leeh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