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고도화' 위한 M&A 공격적 추진할 듯
[뉴스핌=황세준 기자] 기업활력제고특별법, 이른바 원샷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LG그룹의 신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LG그룹은 최근 자동차 부품, 에너지 솔루션, 소재·소자 등 B2B 중심의 신사업에 각 계열사들의 역량을 모아 사업을 고도화하는 내용의 올해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그룹측은 원샷법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는 계열사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계는 신사업 추진에 원샷법이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샷법에 따라 정부로부터 사업재편 승인을 받으면 LG 지주회를 비롯해, 자회사, 손자회사 등이 인수합병(M&A) 관련 규제 완화 혜택을 받는다는 점에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는 의안 검토보고서에서 기업들이 이같은 특례를 활용해 신산업분야에 진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토록 규정하고 있는데 원샷법을 적용받으면 이 기준이 50%로 낮아진다.
인수 금액에 대한 부담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원샷법은 또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손자회사와 공동출자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규제에 막혀 역차별을 받아온 지주회사들은 이번 완화로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M&A와 신사업 진출을 위한 M&A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한이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샷법은 지주회사들이 수혜를 받는다고 판단한다"며 "지주사 체제 내 기업들의 분할-합병, 사업재편도 가능해져 그룹 생산성이 제고되고 지주회사 가치 제고로 연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LG그룹 계열사 중 연내 기업인수 성사 가능성이 높은 곳은 LG이노텍이다. LG이노텍은 (주)LG의 손자회사로 신사업 중 디지털 기기의 슬림화, 소형화에 따라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소재소자 사업 육성을 담당한다.
이 회사는 공격적인 사업인수를 포함해 올해 700억원을 투자한다. 소재·소자 분야에서 3년 내 매 연간매출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공격적 목표도 발표했다. 관련업계는 LG이노텍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신규 R&D보다는 전문 업체를 인수하는 쪽에 무게를 싣는다.
LG이노텍이 진출하려는 사업분야는 메탈 파워 인덕터(Metal Power Inductor)와 2메탈 칩온필름(2Metal COF)이다. 메탈 파워 인덕터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의 내부 회로 핵심 소자고 2메탈 칩온필름은 스마트폰, TV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칩 및 메인회로 기판과 연결하는 부품이다.
이와 함께 LG전자의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도 기업인수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LG전자는 전기차 글로벌 티어1(1차 협력사)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경험을 가진 업체를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부터 자동차 전장부품 인수 추진설이 흘러나온 바 있으며 3분기 IR을 통해 성장과 장기적 이익기반 확보를 위해 M&A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잇다.
LG전자는 GM 쉐보레 볼트 전기차의 전략적 파트너 선정과 같은 수주 사례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미래 자동차 핵심부품 개발사’로 성장 기반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LG화학의 동부팜한농 인수 건도 원샷법의 혜택을 볼 전망이다. LG화학은 동부팜한농 지분 100%를 5152억원에 인수키로 지난 8일 본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삼정KPMG를 회계, LK파트너스를 법률 자문사로 선정해 정밀 실사를 진행 중이다.
인수 대금 납입일은 3월 11일이다. 대금 납입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마치면 동부팜한농은 (주)LG의 손자회사로 편입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기업결합심사를 30일 이내 완료하되 90일 이내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기업결함심사에만 최대 120일이 소요될 수 있다. 하지만 원샷법을 적용하면 이 기한을 좀 더 당길 수 있다. 공정위가 아닌 주무부처에 사업재편계획을 제출하는 시점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고 간주하기 때믄이다.
LG화학은 동부팜한농 인수 후 농화학 관련 사업을 에너지, 수처리와 같은 미래 신사업으로 삼아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힉이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