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회의 기다리며 미국 경제지표 주시해야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연초 전 세계 증시와 유가 폭락 등으로 금융시장 전반에 공포감이 확산된 가운데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첫 회의가 '일단 지켜보자'는 비교적 담담한 태도 속에 막을 내렸다.
금리 정상화 추진에서 되레 추가 완화 쪽으로의 정책노선의 급선회를 기대했던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즉각 실망감을 드러냈지만, 성급한 정책 변경을 택하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며 천천히 가겠다는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태도는 오히려 지금 금융시장이 갖춰야 할 덕목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출처=블룸버그통신] |
27일(현지시각)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키로 했다. 이번 성명서에는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는 국제유가와 글로벌 증시 폭락 등 금융시장 혼란이 올해 '점진적(gradual)' 금리 인상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해서는 어떤 구체적 단서를 제공하지 않았다.
연준은 국제유가 급락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란 점은 인정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유가급락 효과가 누그러지고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며 큰 그림은 바뀌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금융시장은 성명서가 '예상만큼 온건(dovish)하지 않았지만 온건하기는 했다'는 판단을 즉각 반영했다. 장중 반등하던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방향을 바꾸어 1.4% 떨어졌고 S&P500지수가 1.1%, 나스닥지수도 2.2% 각각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과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고, 안전자산인 금 값은 올랐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TIME)지는 "연준이 시장 혼란에도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는데 금융시장 역시 이런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 동안 금융시장은 연준 결정과 관련 전망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작년 9월 연준의 첫 금리인상 전망이 고조되다가 막상 동결 결정이 났을 때 시장 발작이 일어났었고, 12월 금리가 마침내 인상된 뒤 올 1월 들어 금융시장 혼란이 발생하자 이제는 긴축 개시 결정이 섣불렀던 것 아니냐는 회의론까지 나오고 있다.
1월 정책회의 결과 시장의 관심은 자연히 오는 3월 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 여부로 옮겨갔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3월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전문가들 상당수와 금융시장은 추가인상 예상 시점을 여름 이후로 미루고 있어 혼란이 발생할 여지는 더 커졌다.
이에 따라 지금부터 3월까지 금융시장의 반응보다는 연준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주요 미국 거시지표를 좀더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나 고용 등 전반적인 경제 상황은 늘 그랬듯 혼조 양상을 보일 전망이어서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당장 시장참가자들은 오는 29일 연방정부가 발표할 4분기 국내총생산(GDP) 예비치와 노동부가 공개할 4분기 고용비용지수 등에 맞춰질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