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업체 자본력에 기술력+정부 지원까지 갖춰
[뉴스핌=김연순 기자] "산업 전반에 있어 가장 큰 변수는 중국이다. 중국 업체들이 자본력에 기술력까지 갖추면서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A그룹 한 임원)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실적부진에 빠진 국내 업체들이 중국의 거센 도전까지 직면했다. 중국 업체들은 자본력에 기술력은 물론 정부의 지원까지 등에 업고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화웨이 샤오미로 대표되는 스마트폰·글로벌 가전부터 반도체, 자동차용 배터리까지 산업전반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글로벌시장에서 중국과 국내 업체와의 경쟁구도는 전쟁에 가까울 정도로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26일 발표한 '한·중 경쟁력 분석 및 향후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시장에서 한국과 중국과의 경쟁력 격차는 날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은 2005년 대비 개선됐지만 중국보다는 개선폭이 작았다. 결국 중국과의 경쟁력 격차가 축소된 것.
<표=한국은행> |
특히 전자산업에선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LCD의 중국 대비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다. 현시비교우위지수도 반도체, 자동차용 전자장비 등에서 중국보다 개선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4대 수출산업의 중국 대비 기술우위(우리나라 수준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시간)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자산업이 지난 2008년 3.4년에서 2014년 1.8년까지 축소됐다. 스마트자동차 등 기계산업 역시 2008년 3.4년에서 2014년 1.7년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대표적으로 같은 기간 반도체가 3.5년→1.8년, 디스플레이 4.2년→1.8년, 스마트자동차 5.4년→2.9년으로 축소되면서 중국이 기술적으로도 빠르게 한국을 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중국 등의 추격으로 주력산업 수출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으나 이를 대체할 신산업 성장이 아직 보완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특히 자동차·전자·반도체업종에서 기술력을 갖춘 중국의 저가제품 공세에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LG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실적은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이른바 화웨이·샤오미로 대변되는 중저가 스마트폰의 도전 속에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지난해 현지 자동차사와의 경쟁에 밀려 2007년만에 처음으로 중국 내 출하량이 줄어들었다.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 부진으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이어졌다. 전날 현대자동차가 발표한 연간 수익률은 5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기아차 역시 중국에서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 등으로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4.6% 감소하는 등 지난해 영업이익이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인수합병(M&A) 등으로 재편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고전이 예상된다. 지난해 미국 웨스턴디지털(중국 국영기업 칭화유니그룹이 최대주주)이 낸드플래시 분야 세계 4위인 샌디스크를 인수키로 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 개편에 있어 가장 큰 피해자로 하이닉스가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대표 미래 먹거리인 자동차 배터리 분야에서도 중국업체들이 무섭게 약진하고 있다. 삼성SDI의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스마트폰 뿐 아니라 배터리 분야에서도 많이 따라왔다"면서 "중국 대륙 내에서의 수요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고 정부의 후원도 많이 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