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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응답하라 1988' 선우엄마 김선영 "배우하길 참 잘했어요"

기사입력 : 2016년01월27일 10:08

최종수정 : 2016년02월03일 08:27

[뉴스핌=글 이현경 기자·사진 김학선 기자] “연기하길 잘했다고 느낀 순간이요? (망설임 없이)지금이요. 바로 지금.”

‘응답하라 1988’의 선우 엄마 김선영이 드라마 종영 후 인터뷰에서 웃음꽃을 피웠다. tvN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좋은 사람을 만났고 배우로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김선영. 숨 한번 쉬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는 그는 드라마 속 선우엄마의 에너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대학시절 연극무대에 오르며 연기를 시작한 김선영은 2005년 영화 ‘잠복근무’로 스크린에 진출했다. 9년이 지난 2014년 MBC ‘호텔킹’으로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렸고 ‘2014 드라마 페스티벌’ ‘빛나거나 미치거나’에 출연하며 서서히 시청자와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2015년 겨울 시작과 함께 ‘응답하라 1988’을 만났다. 훈훈한 가족 드라마를 통해 김선영은 시청자의 뜨거운 응답을 받아냈다. 

“‘응답하라 1988’을 통해 배우 김선영이 알려지게 됐잖아요. 배우는 이름을 알리는게 상당히 중요해요. 사실 그렇잖아요. 계속해서 작품을 해나갈 수 있는 기회와 연결되니까요. 저도 ‘응답하라 1988’ 덕에 영화와 드라마 출연을 앞두고 있고요. 40대 배우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저를 선택해준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에게 감사해요. 사실 선우 엄마 역은 제가 아니어도 누구나 잘해낼 수 있었을 거예요. 김선영 캐릭터는 그저 감독과 작가가 다 만들어준 거죠.”

비주얼을 따져보면, 직접 마주한 김선영은 드라마 속 김선영과 전혀 달랐다. 드라마에서 늘 선보였던 뽀글머리에 몸빼바지 차림이 아니라 시크한 블랙 원피스에 황금빛 웨이브 헤어로 변신했다. 귀엽고 소탈했던 선우 엄마가 아닌 배우 김선영만의 여성스러움이 물씬 풍겼다. 김선영은 "이렇게 하고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못 알아본다. 그래서 가끔 ‘응팔’ 이야기를 먼저 꺼내곤 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드라마 내내 가발을 쓰고 다니다 지금처럼 화장을 하고 머리를 푸니까 잘 못 알아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응팔’ 이야기를 꺼내면 그제야 수군대는 소리가 들려요(웃음). 희한하게도 저를 알아보는 연령대는 다양해요. 공항에서도 어린 아이들에 제게 사인을 받아간 적도 있고 지난번 영화 ‘대호’를 보러 갔었을 때 50대 중후반 부부도 먼저 다가오셨고요. 어르신들이 많이 알아봐주셔서 참 기분이 좋습니다. 저는 연극할 때부터 40대, 50대, 60대 혹은 아줌마 부대가 앉아 있으면 그날 연기가 참 잘되는 징크스가 있거든요(웃음).”

시리즈마다 스타를 만들었던 ‘응답하라’가 시즌3 ‘응답하라 1988’에서도 매력 넘치는 배우들을 배출했다. 그 중에서도 남편을 잃고 고3 아들과 여섯 살 딸을 키우는 선우 엄마 김선영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구보다 정이 많았던 인물이었기에 시청자들에게 큰 여운을 남겼다. 게다가 김선영의 차진 경상도 사투리와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가 시청자를 울고 웃게 했다. 김선영 역시 연기하면서 눈물샘이 마르지 않았다.

“상대방 연기를 보면서 많이도 울었어요. 미란 언니가 갱년기를 맞았을 때 가장 많이 울었죠. 촬영 장면을 보고 있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더라고요. 미란 언니의 감정이 저한테까지 고스란히 전해지더라고요. 이 장면 뿐만 아니라 9회에서 시어머니 때문에 제 집이 날아가게 될 상황에서 미란, 일화 언니 앞에서 이야기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아요. 카메라 세팅될 때부터 눈물이 나더라고요. 외롭고 힘든 생활에 시달리다가 제 편이 나타났다는 생각에 눈물이 앞을 가렸죠.”

무엇보다 김선영은 이번 드라마에서 ‘봉황당’ 최무성과 로맨스 연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과거 고향 오빠 동생 사이에서 부부로 거듭난 것. 흔히 드라마에서는 중년 로맨스가 불륜으로 비화됐던 반면 ‘응답하라 1988’ 속 선영과 무성의 로맨스는 보는 이들마저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하게 만들 만큼 따뜻했다. 김선영은 이 덕을 모두 최무성에게 돌렸다.

“무성 오빠가 연기를 참 잘하잖아요. 상대역까지 빨아들이는 힘이 있어요. 그 덕에 저도 연기를 잘할 수 있었죠. 원래부터 제가 최무성 씨 팬이었어요. 영화 ‘세븐데이즈’를 보고 ‘저 배우는 남다르다’ 싶었죠. 그리고 그 분이 나온 시트콤도 즐겨 봤고요. 제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배우와 로맨스 연기를 할 수 있어 참 좋았어요. 특히 무성 오빠와 아무 말 없이 언덕길을 걸으면서 서로 교감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대사 없이도 느껴지는 감정, 전 그게 참 좋거든요.”

‘응답하라 1988’로 주목받은 김선영은 영화 ‘원라인’에 출연한다. 이어 드라마 공개도 앞두고 있다. 그는 차기작에서도 '응팔'과 같은 좋은 상황이 이어지지 못할 거라는 가정 하에 남다른 각오를 하고 있다. 김선영은 “상처를 받아야 한다면 받아야 하고 아파야하면 아파야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대신 대사량이 지금의 1/10로 준다고 해도, 단 한 줄의 대사밖에 없다 해도 최선을 다해서 할 거라고 했다.

“저는 이미 ‘응답하라 1988’을 통해 많은 것을 했어요. 로맨스도 해봤잖아요. 앞으로 다른 작품에서는 로맨스 하기 힘들 거예요(웃음). 게다가 40대 여배우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작품이 많이 없는 것도 사실이고요. 드라마, 영화뿐만 아니라 연극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저는 각오하고 있어요. 분명히 상처받을 거예요. 상처가 생긴다면 아물 때까지 기다리고 그냥 가져가면 되는 거예요. 카메라에 익숙해졌고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잘 이겨내겠죠.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김학선 기자(yooksa@newspim.com페이스북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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