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선물ETF 거래량 급증…"유가 바닥 가까워졌다" 판단
[뉴스핌=고종민 기자]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스마트머니'가 원유 파생 상품을 사기 시작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떨어졌지만 바닥이 가까워졌다고 판단하고 한발 먼저 움직이는 셈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유가 전망도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에 유가가 20달러 시대를 열 것이라고 예고했던 골드만삭스가 올 상반기에 40달러를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여전히 원유 관련 투자는 보수적으로 해야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국제유가가 10달러 대로 추가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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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복수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원유 파생상품에 대한 문의를 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관련 상품의 거래량도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원유파생상품인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ETF의 거래량이 작년 12월부터 늘고있다. 일평균 수십만주였던 거래량이 국제유가가 50달러선 밑으로 떨어지자 최대 300만주까지 뛰었다.
강유진 NH투자증권 대체투자팀 연구위원은 "현재 시장에선 1분기 중 국제 유가의 바닥다지기(저점)를 예상하고 있다"며 "작년 말부터 일부 투자자들은 원유 관련 상품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래에셋 TIGER(타이거) 원유선물 ETF 거래량 폭증을 예로 얼마나 관심을 두고 있는 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위원은 중장기적으로 국내외 상장된 에너지 개발 인프라에 투자하는 마스타 합자회사(MLP) 펀드, 에너지 기업 ETF 등을 안정적인 투자처로 추천했다.
그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유가 상품들을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며 "원유파생경합증권구조화상품, 에너지다운스트림 기업투자, 마스터합자회사(MLP)펀드 투자, 에너지기업 ETF 투자 등이 투자 가능 영역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식 대우증권 상품개발실 팀장도 "지금처럼 큰 유가 하락 시기에는 ETF나 상장된 원유 관련 자산들을 활용하는 게 가장 적합하다"며 "추가 매수해서 50% 하락을 해도 만기가 없기 때문에 보유한다거나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DLS나 ELS는 만기 있는 상품인 만큼 중장기 보유에 한계가 있다"며 "상장된 자산들을 실시간 거래로 분할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가장 맞는 방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업스트림(생산시설)에 투자하는 Kstar미국원유생산 ETF를 추천했다. 단, 이 상품의 단점은 아직 거래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4000∼6000원대에서 일간 거래량 1만∼3만주 안팎에 불과하다. KODEX미국에너지 ETF는 낮은 유가 민감도로, TIGER원유선물ETF는 장기보유시 롤오버비용(매월 1% 가량 비용 발생)으로 인해 추천하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