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골프전문기자]고진영(넵스)은 새해 아침 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열심히 하고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뮌가 될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지난해 그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고진영 <사진=뉴스핌DB> |
그는 지난해 7월까지 무려 3승을 쓸어 담았다. 강력한 상금왕 후보로 떠올랐다.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아깝게 준우승을 차지한 그는 거칠 것이 없었다. 특히 지난해 시즌 초반 2승을 기록하며 전인지를 위협했다.
잘나가던 그가 브리티시여자오픈 이후 내리막으로 돌아섰다. 고전의 연속이었다. 차츰 존재감이 없었다. 그는 “골프를 하면서 그렇게 힘든 적은 처음이었다”며 “충격도 많이 받았고 우울했다”고 했다.
그는 “발버둥 칠수록 늪으로 빠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하반기 부진했던 이유를 “제때 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하면서 쉬어야 할 시기를 놓쳤다”며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브리티시여자오픈 준우승 후 치른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 7개 대회에서 두 번 예선탈락에 한번 기권했다. 부진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시즌 종반 들어 회복하는 기미를 보였다. 부산 기장군 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파72·6591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ADT캡스챔피언십 이틀째 경기에서 합계 8언더파 136타로 단독선두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7월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 우승 이후 4개월 만에 시즌 4승을 눈앞에 뒀었다.
그는 선두로 나선 뒤 “이번 ADT캡스 챔피언십을 통해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우승으로 이어가진 못했다. 2라운드 선두 때는 항상 우승을 차지했는데 말이다.
그는 지난해 시즌 중 스윙 코치를 교체했다.
그는 뭔가 변화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컷오프 후 그는 뭔가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거리 욕심도 생겼다. 그래서 시즌 중 코치를 교체하는 ‘도박’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잘못된 생각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다시 예전 코치님께 돌아갔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많은 것을 배웠다는 그는 스스로 “한 단계 성숙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몸속에는 ‘해병대 정신’이 흐른다. 2012년 아마추어였다. 경기도 안산의 아일랜드CC에서 열렸던 KLPGA챔피언십에 캐디로 나섰다. 선배 정희원의 캐디로 백을 메고 우승을 합작했다. 그는 “갤러리가 아닌 직접 필드 안으로 들어가 언니들의 프로세계를 경험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 경험은 훗날 그가 프로무대에서 우승하는 밀알이 됐다.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골프전문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