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형석 사진기자·송유미 미술기자> |
[뉴스핌=장주연 기자] 올해 충무로는 유독 희비가 자주 교차했다. 메르스 여파로 전체적인 흥행 부진에 빠지기도 했고, 네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하는 영광의 순간을 맛보기도 했다. 때로는 의외의 배우들이 혜성처럼 나타나 극장가를 빛냈으며 영원히 재기하지 못할 듯했던 배우가 새로운 흥행작을 탄생시키는 상황을 목격하기도 했다. 눈물도 많고 웃음도 많았던, 2015년 극장가를 #해시태그로 돌아봤다. <①에서 계속>
#유아인
2015년 충무로를 말하면서 유아인을 빼놓을 수는 없다. 유아인은 올 한해 남녀노소 모든 배우를 통틀어 가장 빛났다. 오죽하면 2015년은 ‘아인시대’라는 말이 나왔을까. 정말이지 매일같이 그의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유아인이 이렇게 뜨거운 인기를 누리게 된 건 영화 ‘베테랑’의 역할이 컸다. 극중 안하무인 재벌 3세 조태오를 열연한 그는 “어이가 없네?”라는 명대사를 만들며 영화 흥행에 일등 공신으로 떠올랐다. 이 작품으로 유아인은 난생처음 ‘천만 배우’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연이어 선보인 영화 ‘사도’에서는 사도세자를 열연,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관객을 압도했다. 이에 유아인은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 함께 호흡한 황정민, 송강호를 비롯해 정재영, 이정재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생애 첫 남우주연상을 차지, 연기력과 티켓 파워를 모두 지닌 충무로 대표 배우로 자리 잡았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송유미 미술기자> |
#역주행
2015년 가요계에만 역주행 열풍이 분 건 아니다. 지난 2013년 ‘비긴 어게인’에 이어 극장가에도 역주행 바람이 불었다. 먼저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이 시작을 알렸다. 지난 7월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은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4위로 출발했다. 하지만 관객의 호평에 힘입어 예매율 40%를 넘어서더니 ‘암살’ 출격 전까지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뭐니 뭐니해도 극장가 역주행에 불을 지핀 건 앤 해서웨이 주연의 ‘인턴’이다. 당초 ‘인턴’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추석 개봉작 중 하나였다. 하지만 개봉 후 꾸준한 입소문을 탔고 박스오피스 순위를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했다. 결국 ‘인턴’은 미국을 제외한 개봉 국가 중 최고 흥행 성적을 냈다.
재개봉 열풍이 시작되면서 극장가 역주행은 한 번 더 탄력을 받았다. 대표적인 작품은 ‘이터널 선샤인’이다. 이 영화는 사실 2005년 개봉 당시 17만 관객도 모으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11월, 10년 만에 재개봉한 ‘이터널 선샤인’은 48만4024만 관객을 동원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재개봉 영화가 최초 개봉 관객수를 넘어선 건 처음이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송유미 미술기자> |
#부산국제영화제_외압논란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지난해 영화 ‘다이빙벨’ 상영으로 부산시와 갈등을 겪어왔다. 부산시의 반대에도 불구, BIFF 측이 ‘다이빙벨’ 상영을 강행한 것.
이에 부산시는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했고 곧바로 부산영화제 감사에 돌입했다. 하지만 영화인들이 반발하면서 BIFF 측은 이용관 집행위원장 사퇴 대신 강수연 공동위원장 체제로 전환했다.
그렇게 한차례 위기를 넘긴 BIFF는 지난 10월에 성년식을 치렀다. 앞서 언급한 이유로 예산은 절반가량 삭감됐지만, 문제 되지 않았다. BIFF 측은 어느 때보다 알찬 프로그램 구성으로 20번째 생일을 자축했다. 그 결과 역대 최다 관객(22만7377명)을 동원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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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상파행
올해 열린 제52회 대종상영화제는 ‘대리상’이라는 별칭(?)이 붙은 최악의 시상식이었다. 영화제를 찾은 영화인들과 안방에서 시상식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본 장면 역시 대리 수상. 남녀주연상을 포함한 주요 수상 후보들이 스케줄상의 이유로 불참 소식을 전해오면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더욱이 앞서 대종상영화제 측은 시상식 전 기자회견에서 참석하지 않은 배우에게는 상을 주지 않겠다고 말해 ‘참석상’ 논란을 불러일으킨 터였다. 대중은 후보자들의 불참이 주최 측의 경솔한 발언 때문이라고 여겼다. 여기에 원로배우 김혜자에게 봉사상을 수여한다고 했다가 이를 번복한 사실까지 알려지며 빈축을 샀다.
안타깝게 시상식이 끝난 후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국제시장’이 10관왕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한 작품에 상을 몰아준 것이 문제가 됐다. 특히 함께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던 ‘베테랑’은 트로피를 단 하나도 품에 넣지 못했고, ‘암살’은 전지현 혼자만 수상의 기쁨을 누려야 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송유미 미술기자> |
#이병헌_재기
2015년, 이병헌의 재기만큼 충무로를 뜨겁게 달군 화젯거리도 없었다. 이병헌은 지난해 9월 ‘50억 원 협박사건’으로 세상을 들썩였다. ‘뵨사마’라 불리던 한류스타는 한순간에 불륜 스캔들을 일으킨 파렴치한이 됐다. 물론 이병헌도 법적 피해자였지만, 공인이기에 도의적 책임까지 피할 수 없었다.
침묵으로 일관하던 이병헌은 지난 8월 신작 ‘협녀, 칼의 기억’ 개봉을 앞두고 처음으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에게 느끼는 대중의 배신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고 영화는 보기 좋게 참패했다.
그런데 영화 같은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병헌이 ‘내부자들’로 존재감을 드러낸 것. 영화계 안팎의 걱정과 달리 영화는 흥했고 이병헌은 그렇게 재기에 성공했다.
실제 ‘내부자들’은 이병헌의 열연에 힘입어 청소년관람불가에도 불구,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를 욕하던 이들마저 대체 불가능한 이병헌의 연기에 백기를 들었다. 이병헌 역시 다시 마음을 열어 준 대중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특히 지난 28일에는 600만 흥행 기념 자리에 참석, 조승우와 ‘봄비’를 열창하고 관객과 프리허그 이벤트를 진행하며 직접 감사 인사를 전했다. <끝>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