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휘청'...신흥국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뉴스핌=김신정 기자] 지속되는 중국 경기 둔화 여파 등으로 국내 중장비 제조업체들이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22일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국내 업체의 굴삭기와 지게차 등의 수출과 내수 모두 감소했다. 이 기간 굴삭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7.9% 줄었고, 지게차는 2.2%, 휠로더는 15.1%, 스키드로더는 8.6%나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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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계산업은 수년 전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건설기계산업 수출 규모는 11조2040억원에서 8조9450억원으로 줄었고, 내수도 2조6230억원에서 2조212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한 때 중국 부동산 개발 붐으로 호황을 맞았던 국내 중장비 제조업체들은 최근 중국의 성장세 둔화와 신흥국의 경기 부진 지속으로 업황부진 탈출에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수출 하락세를 보인 것은 지난 2012년 이후부터다. 그 후 4년 연속 건설 중장비 수출 감소세를 보이면서 올해 국내 중장비업체의 중국 수출은 60%나 감소했다.
손주연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전략본부 과장은 "전반적으로 해외지역 모두 안좋은 상황으로 그나마 올해 북미와 아시아가 괜찮았는데 하반기 들어서는 신흥국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부진한 업황이 지속되자 국내 건설 중장비 생산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는 기술, 생산직 인력 구조조정과 임원 30%감축에 이어 최근 사무직까지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인력감소를 통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이다.
이와함께 두산인프라코어는 브라질 공장의 생산 중단을 비롯해 해외 적자법인 생산 중단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나마 이익을 내고 있는 공작기계사업부도 따로 떼어내 매각을 추진중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맞게 조직과 인력을 조정하는 것은 사업 정상화를 위해선 피할 수 없는 조치"라며 "회사를 하루 빨리 안정적인 궤도에 올리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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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도 업황부진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 10월 건설장비사업본부 설립 이래 처음으로 중·대형 굴삭기 생산공장의 가동을 닷새간 중단했다. 사업성이 악화되자 생산수급 조절에 나선 것이다.
이미 건설장비사업 부문이 적자로 돌아선 현대중공업은 중국의 경기 부진으로 태안법인이 청산에 들어갔고, 북경법인은 합작사와 청산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중국 내수 시장 부진으로 수출 시장 자체가 크게 줄어든데다 중국 중장비 업체들도 경쟁력을 많이 키운 상황"이라며 "현재는 중국 중장비 업체들도 업황부진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업황 부진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는 내년 중국수출이 올해 수준 또는 올해보다 5% 내외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경기침체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안보이는데다, 전세계적으로 경기상황이 안좋다 보니 또 다른 수출 대안국인 신흥국도 정부주도의 건설 인프라 투자가 막혀 있어 이래저래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