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손의 첫 장편 연출작 '굿 다이노'가 내년 1월 개봉한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뉴스핌=김세혁 기자] 디즈니 픽사의 새로운 라인업 중 하나로 기대를 모았던 ‘굿 다이노’가 내년 1월 개봉을 앞두고 베일을 벗었다. 공룡이 살던 아주 먼 옛날, 인간과 공룡의 교감을 드라마틱하게 그린 ‘굿 다이노’는 디즈니와 픽사가 하나가 된 20년 세월을 기념하는 작품이라 더 주목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픽사는 역시 픽사다. 2016년을 여는 디즈니 픽사의 신작 ‘굿 다이노’는 아빠를 잃은 심약한 공룡 알로와 용감한 꼬마 스팟의 모험을 통해 건강한 웃음과 짜릿한 스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디즈니 픽사의 20주년 기념작이자 열여섯 번째 작품 '굿 다이노'는 꼬마 공룡 알로(오른쪽)와 스팟의 모험을 담았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피터 손이 연출한 ‘굿 다이노’는 거센 물살에 휩쓸려 가족과 떨어진 알로의 험난한 귀갓길을 그렸다. 곳곳에 도사린 위험을 감당하기에 알로는 너무 어리고 힘도 없다. 더구나 날 때부터 기가 약한 알로는 벌레를 보고도 놀라 달아나는 유리심장. 우여곡절 끝에 동행하게 된 스팟은 과연 알로와 고향땅을 밟을 수 있을까.
‘굿 다이노’는 공룡과 인간 꼬마 사이에 싹트는 다양한 감정에 집중했다. 그런데 이를 객석에 전달하는 장치가 좀 의외다. 첫 장편 연출의 기회를 잡은 피터 손은 픽사 하면 떠오르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놀라운 상상력 대신 의외로 평범한 전개를 택했다.
'몬스터 주식회사'의 부를 뛰어넘는 매력만점 캐릭터 스팟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이런 피터 손의 선택 탓에, 영화는 초반부터 관객을 스크린 앞에 잡아 두지는 못한다. 물론 개인차가 있겠으나 알로는 지금까지 등장한 픽사 캐릭터에 비해 그렇게 매력적이지도 않다. 스팟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까지, 아니 솔직히 그 뒤에도 이야기 전개는 특별할 게 없다. 부모를 잃은 아이가 혼자 힘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성장기는 숱한 애니메이션의 단골소재가 아니었나.
하지만 감독의 수완은 중반을 넘어가며 슬슬 위력을 발휘한다. 험난한 모험을 겪으면서 알로와 스팟이 손을 맞잡는 과정을 아름다운 화면 속에 드라마틱하게 그려냈다.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풍광은 알로와 스팟의 우정처럼 감동 그 자체. 세상이 두려운 겁쟁이 공룡과 외톨이 꼬마가 차곡차곡 쌓아가는 사랑은 끝내 객석의 코끝을 시큰하게 만든다. 화려하게 포장하지 않아도 이렇게 감동적일 수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그래서 픽사는 역시 픽사라고들 하는 게 아닐까.
'굿 다이노'의 명장면 중 하나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극장을 찾을 영화팬을 위한 팁 하나. 장편을 시작하기 전 늘 새로운 단편을 끼워서 보여주는 픽사 특유의 서비스도 잊지 말자. 이번에 디즈니 픽사가 준비한 단편은 ‘산제이의 슈퍼팀’이다. 인도 신화의 매력적 색채가 물씬 풍기는 이 단편은 ‘굿 다이노’라는 훌륭한 코스요리를 맛보기 전 애피타이저로 손색이 없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