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변동성, GDP 등 경제지표 주시해야
[뉴욕=뉴스핌 서우석 기자] 전통적인 뉴욕증시 '산타랠리'를 올해에는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예년같으면 일찌감치 샴페인을 터뜨려야할 월가의 분위기가 올해는 다소 흥이 깨진 모습이다. 배후에는 여전히 끝모르는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0.8%, S&P500지수는 0.3%, 나스닥지수는 0.2% 각각 후퇴하며 2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지난 1950년 이후 12월은 연중 두 번째로 주요 지수의 수익률이 높은 달이지만 올해 S&P500지수는 이달 들어 벌써 3.7% 밀린 상태다.
글로벌시장 주가 환율 선물 가격(2015.12.18) <자료=WSJ마켓데이터> |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197%, 2년물 금리는 0.960%를 각각 기록하면서 스프레드가 123베이시스포인트(bp=0.01%포인트)로 낮아졌다. 올해 2월 기록한 2012년 이후 최저치 120bp에 근접한 수준이다.
달러/엔은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 보완책 도입에 대해 한 때 큰 폭으로 상승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가, 추가 양적완화에 대해 소극적이란 결론을 내리면서 121엔 대로 1% 넘게 하락했다.(엔 강세)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 선물(1월물)은 지난주에만 2.5% 큰 폭 하락하며 뉴욕증시가 보인 롤러코스터 장세의 주요 원인이 됐고, 현 추세라면 앞으로도 당분간 시장의 '와일드카드'로 남을 공산이 크다. 특히 21일은 기준물의 만기일이라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
노스스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에릭 쿠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선이 무너진 이후 유가의 하락은 증시의 동반 하락으로 연결된다는 것이 주요 테마로 자리잡았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유가의 안정 없이는 증시의 반등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는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 리스크가 높다고 지난 17일 전망하기도 했다.
유가 이외에도 천연가스와 구리, 알루미늄과 금 가격 등 여러 상품 섹터들의 장기 하락세 전망이 광범위하게 번지며 증시의 투심을 위축시키고 있는 것은 더욱 큰 문제다.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이들 상품의 추가 하락이 지속되며 시장에 악영향이 번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거의 10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도 증시에는 '양날의 칼'이 됐다. 올해 내내 유지돼온 장내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이나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은 확실히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연준은 내년에 네 차례 금리인상을 전망하면서 사라져가던 먹구름을 다시 불러모았다.
혼재된 경제지표와 글로벌 시장의 불안 속에 연준의 공격적인 향후 금리인상 속도는 투자자들의 불신을 가져왔다. 금리인상이 결정된 16일까지 사흘 연속 상승했던 뉴욕증시는 이후 이틀을 내리 하락했다. 18일 다우와 S&P500 지수는 9월1일 이후로 최대 이틀 낙폭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인 5000선이 붕괴됐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작업은 앞으로도 가시밭길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어떤 결정을 내려도 혹평을 피하지 못할 것이며, 증시의 하방 압력을 키울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경제지표나 대외 여건이 눈에 띄게 개선될 경우 연준은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상 작업에 나서야 할테지만 시장은 이를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며, 반대의 경우에는 연준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겠지만 증시는 취약한 경제지표에 부정적인 반응으로 일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가 하락과 미국의 통화긴축이라는 '원투펀치'를 얻어맞은 뒤 금융시장은 이제 취약한 상품시장이 디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고, 연준의 금리인상 결정이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혼재된 경제 데이터는 이같은 불안을 더욱 키울 수 있기에 앞으로 발표될 주요 지표들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번 주에는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최종치와 11월 기존주택판매(이상 22일), 11월 내구재주문과 개인소득·지출(이상 23일) 등이 공개된다.
뉴욕증시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목요일 동부시각 오후 1시에 조기 폐장하며 금요일 휴장한다. 채권시장은 오후 2시에 마감한다. 일본 금융시장은 24일 일왕탄신일로 휴장하며, 프랑크푸르트와 밀란 그리고 상파울루 주식시장은 크리스마스 이브날 쉬어간다. 25일에는 미국 외에도 호주 영국 독일이 휴장하며 일본시장은 문을 연다.
[뉴스핌 Newspim] 서우석 기자 (wooseok74@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