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대비 GS·한화건설 각각 93%, 42.2% 수준
[뉴스핌=최주은 기자] 미청구공사 채권액이 많은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미청구공사 채권이 늘어난 건설사들에 대해 신용등급 책정을 더 까다롭게 하고 있어서다. 늘어난 미청구공사 채권으로 인해 자금 유동성에 위험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들 건설사들은 미청구공사 채권 확대와 신용등급 하락의 '이중고'를 맞게 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신용평가업계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GS건설과 한화건설의 신용등급을 각각 한단계씩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4일 GS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낮췄다. 또 한화건설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강등했다. 이어 NICE신용평가도 지난 7일 GS건설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http://img.newspim.com/content/image/2015/12/09/20151209000321_0.jpg)
채권평가사들이 이들 건설사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은 미청구공사 채권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매출과 자기자본에 비해 미청구공사 비중이 높으면 예정원가율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청구공사 채권은 건설사가 발주처로부터 받아야 하지만 발주처가 주지 않은 돈을 말한다. 건설사가 추정한 공사진행률과 발주처가 인정한 진행률의 차이에서 주로 발생한다.
특히 최근 들어 중동에서는 다지어진 건물에 준공 허가를 내지 않고 공사비를 주지 않는 발주처가 늘고 있다.
우선 GS건설은 지난 3분기 기준 미청구공사 채권 3조1739억원을 갖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10조1403억원) 대비 31.3% 수준이며 자기자본(3조4128억원) 대비 93%에 이르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증가폭도 거세다. 지난해 말(2조3815억원) 대비 33.2%(7924억원) 증가했다. 지난 2013년 말(1조9526억원)과 비교하면 62.5% 늘어 증가폭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한화건설의 미청구공사는 지난해 8015억원에서 올해 9월 기준 9245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매출(2조8100억원)대비 32.9%, 자기자본(2조1804억원)대비 42.4% 수준이다. 이 가운데 해외 플랜트 공사에서 발생한 손실 중 58.6%인 2639억원이 미청구공사다.
![](http://img.newspim.com/content/image/2015/12/09/20151209000320_0.jpg)
이같은 미청구 공사비 증가는 건설사들의 실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통상 시공사는 미청구 공사비는 대손충당금을 설정하지 않는다. 때문에 손실이 갑자기 발생해 실적이 ‘어닝쇼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안희준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미청구공사 채권이 많아지는 것은 자금창출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일부 건설사는 매출이나 자기자본 대비 미청구공사 채권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세진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미청구공사와 같은 매출채권이 회사 자금 창출력을 좌우한다”며 “미청구공사의 상당부분은 해외 현장과 관련된 것으로 당분간 손실 반영이 예상돼 건설사 신용등급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미청구공사 금액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미청구공사 채권이 발생했던 사업장 공사가 대부분 마무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청구공사비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GS건설 관계자는 “미청구공사 금액이 많았던 것은 3분기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4분기에는 6000억~7000억원 줄어든 2조원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신용등급 조정 요인은 사우디 등 일부 해외플랜트 현장의 준공 지연에 따른 손실 반영 때문”이라며 “내년에는 손실을 반영했던 대부분 현장들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