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발자 대부분 회사 떠나..페이스북 "유통 인력으로 대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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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수호 기자] 전세계 가상현실(VR) 시장의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오큘러스가 국내 자회사의 개발 인력을 대거 축소하고 인력 재편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7일 IT업계에 따르면 오큘러스(페이스북 자회사) 국내 자회사인 오큘러스 코리아의 직원 대부분이 최근 퇴사했다. 10명이 채 안되는 것으로 알려진 국내 자회사 직원들 중 개발자를 포함한 직원 대다수가 이미 회사를 떠난 상황이다. 오큘러스는 지난 2012년 미국에서 설립된 VR 기기 개발업체로, 지난해 3월 페이스북이 2조5000억원의 거액을 들여 인수했다. 오큘러스코리아는 국내 VR시장 공략을 위해 출범한 한국 자회사로, 역삼동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현재 오큘러스코리아는 핵심 엔지니어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의 계약이 종료돼 회사를 떠난 상황이다. 회사를 떠난 인력들은 대부분 계약직 개발 인력으로 삼성전자의 '기어VR'과 콘텐츠간의 연동 과정 등 최적화 작업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 인력 외 홍보를 비롯한 실무 인력도 함께 퇴사했다. 이들은 퇴사 과정에서 한달 치 월급여를 추가 지급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큘러스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10명 규모였던 전체 직원들이 대부분 회사를 떠난 상황"이라며 "본사인 페이스북 쪽에서 한국시장에서의 실적과 전망이 좋지 않다고 여겨, 오피스 비용 감소 측면에서 의사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마포구에 홍대 상상마당에서 `기어 VR` 4D 가상현실 체험 행사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
오큘러스 코리아의 모회사인 페이스북 코리아 관계자는 "애초에 개발자 인력이 많지는 않았으나 계약이 종료된 것으로 들었다"라며 "앞으로 오큘러스 코리아를 통해 추가적으로 인력 충원에 나서 유통 확대에 전념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발자 계약 종료로 인해 한국시장에서 철수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이미 고객서비스(CS) 분야를 담당할 직원을 신규채용했으며 앞으로도 한국시장 확대를 위해 더욱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오큘러스 코리아는 지난달 24일 삼성전자와 손을 잡고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VR'을 출시했다. 삼성전자의 3번째 VR(가상현실)기기인 '기어VR'은 이전 모델에 비해 성능은 개선하면서도 가격은 일반 소비자들이 부담스럽지 않을 10만원대로 낮춰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가상현실 기기의 대중화를 노리고 만든 첫 제품으로 분류된다.
기어VR의 출고가는 12만9800원으로 앞서 나온 두 제품(24만9000원)의 절반 수준이다. 오큘러스와 손을 잡고 공동 개발에 나서면서 국내 VR 시장이 기술적으로 한단계 성장한 계기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에 출시된 '기어 VR'은 '갤럭시 노트5', '갤럭시 S6 엣지+', '갤럭시 S6', '갤럭시 S6 엣지'에서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 지난 5월 출시됐던 전작의 경우 '갤럭시 S6' 전용이었다는 점에서 사용자 폭을 크게 늘린 셈이다.
<사진 = 삼성전자> |
더불어 이달 초부터는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웹 브라우저를 통해서 다양한 VR 콘텐츠를 자체 제공한다. 과거에는 오큘러스 스토어에 올라온 전용 콘텐츠만 이용할 수 있었으나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콘텐츠 수급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오큘러스 국내 개발진들의 철수 역시,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VR 콘텐츠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진행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어VR의 유통과 AS 등은 삼성전자가 책임질 것"이라며 "오큘러스 코리아의 기술적 역할을 정확히 알진 못하지만 기어VR을 오큘러스와 공동 개발한 만큼, 양사간의 제휴는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대형게임사들이 VR 시장 확대를 위해 전용 콘텐츠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스마트폰 게임 역시, 기기 보급이 자리를 먼저 잡고 게임 콘텐츠가 급격하게 늘어난 만큼 VR 시장 확대를 위해선 아직 해결할 과제가 많다"고 설명했다.더불어 "이미 기어VR의 경우 삼성전자의 영향력을 기반으로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만큼, 오큘러스 입장에선 국내에 개발자를 남겨둘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