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하게 고고’ 이원근 <이형석 사진기자> |
그런 그가 최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발칙하게 고고’를 통해 ‘꽃고딩’의 계보를 이었다.
이원근은 열여덟 청춘들의 성장이야기를 담은 학원 로맨스 ‘발칙하게 고고’에서 얼굴 되고 성격 되는 세빛고 전교 1등 김열을 연기했다.
“열이는 열정이 넘치고 리더십도 뛰어난 아이예요. 저와는 180도 다른 성격이죠. 전 조용한 편이고 말도 엄청 느려요. 또 집에 있는 거, 혼자 있는 걸 좋아해요. 꽃을 좋아해서 집에 있을 땐 꽃꽂이를 하거나 드라이플라워를 만들어요.”
이원근 <이형석 사진기자> |
“제가 낯가림이 심한 편인데 다들 내성적이더라고요. 촬영 전 감독님께서 먼저 농담도 해주시고, 자연스럽게 말문이 트이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셨어요. 그렇게 서서히 어색함이 깨지면서 급속도로 친해졌죠. 서로 대사도 맞춰 보고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우리끼리 엄청 끈끈해졌어요.”
말 그대로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시간에 쫓겨 가며 촬영했지만 배우들은 물론 스태프 누구 하나 ‘힘들다’는 소리 한 번 안했다. 서로에게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힘을 냈다. 그렇게 즐겁고 신나게 찍은 만큼 저조한 시청률(마지막회 4.2%, 닐슨코리아)이 아쉬울 만도 한데 개의치 않았다.
“우리의 열정, 노력을 시청률 수치로만 판단하기에는 아쉬움이 있다고 봐요. 첫 회 시청률을 보고 내가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하지만 이후로는 시청률에 얽매이지 말고 무조건 재밌게, 열심히 찍자는 생각만 했죠. 촬영하느라 ‘본방사수’를 못할 땐 다 같이 대기실에 모여 따로 보기도 했고요.”
이원근 <이형석 사진기자> |
“저한테 관심을 가져 주신다는 게 감사하고 신기해요. 편지도 하나하나 다 읽어보는데, 남의 일기 보는 거같은 느낌이 들어요. 특히 다른 나라에서도 나를 응원해주신다는 게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많은 감정들이 교차해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수많은 스타를 탄생시킨 KBS ‘학교 시리즈’ 출연에 데뷔 후 드라마 첫 주연. 어깨가 무거웠다. “이제 나도 뜨겠구나”라는 기대감보다는 두려움이 컸다.
“부담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 무사히 마칠 수는 있을까. 촬영 끝까지 아주 사소한 고민 하나도 내려놓을 수가 없었어요. 주연이라는 자리의 무게감이 정말 크더라고요.”
작품을 마쳤으니 쉴 만도 한데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 기말고사가 코앞이다. 촬영내내 학교에 못 갔다. 친구들한테도, 교수님께도 죄송하다.
“그래도 12월 중순이면 겨울 방학이니까요. 아~ 정말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여행도 가고 싶고, 강아지랑도 놀고 싶고. 그중 가장 하고 싶은 건 전기장판 틀어놓고 푹 자는 거요. 잠 좀 원없이 자고 싶어요.(하하)”
이원근 <이형석 사진기자> |
“미소년 같은 얼굴에서 퇴폐적인 모습도 보이고 정말 매력 있는 배우 같아요. 그분에게서 큰 영감을 받았죠. 저도 어떤 캐릭터를 맡던 저만의 느낌으로 소화하고 싶거든요.”
MBC ‘해를 품은 달’에서 송재림의 아역으로 데뷔한 이원근은 SBS ‘비밀의 문’, ‘하이드 지킬, 나’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내년에 개봉하는 영화 ‘여교사’에서는 김하늘과 파격적인 연기도 선보일 예정이다.
“앞으로 정통 멜로를 해보고 싶어요. 로맨틱 코미디 말고 절절한 사랑에 눈물, 콧물 흘리는 거요. 또 착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아닌, 반전 있는 캐릭터도 연기해 보고 싶고요. 그렇지만 무엇보다 한 작품, 한 작품 할 때마다 조금씩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네요.”
[뉴스핌 Newspim] 박지원 기자(p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