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 지주사 IPO 준비…M&A 시장 큰 손 떠오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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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필성 기자]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사진·43) 동원그룹 부회장이 본격적인 인수·합병(M&A) 행보에 나서고 있다. 동원그룹은 최근 10년간 M&A의 절반을 지난해와 올해 추진하면서 M&A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업공개(IPO) 준비에 나선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상장할 경우에 동원그룹이 대규모 M&A에 나서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사진제공=동원그룹> |
지난해 1월 한진피앤씨를 시작으로 10월 포장업체 테크팩솔루션을 인수했다. 비슷한 시기 미국의 캔·유리 제조사 탈로파시스템즈(당시 아르다 사모아)를 사들였다. 이어 올해는 지난 9월 배트남의 포장기업 딴 띠엔 패키징(TTP)과 미잉 비에트 패키징(MVP)를, 지난달에는 육가공업체 금천을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투자된 비용만 약 4700억원에 달한다.
이 외에도 동원그룹은 본입찰에서 포기했지만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뛰어드는가 하면 대우로지스틱스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등 다양한 M&A 매물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동원그룹 M&A의 공통점은 기존 수산, 식품에 집중돼 있던 그룹의 사업구도에서 신사업 분야를 대폭 강화했다는 점이다. 특히 포장재 분야에 M&A가 다수 집중되면서 글로벌 시장의 기반을 구축하고 나섰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동원그룹의 M&A 행보에 김남정 부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현재 동원그룹 부회장으로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지분 67.98%를 보유한 사실상 동원그룹의 오너다.
김재철 회장 슬하의 2남 중 장남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동원그룹에서 금융부문을 독립한 이후 동원그룹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김 부회장의 2세 경영시대가 본격화 된 것이다.
73년 생인 그는 1996년 동원산업 생산직을 시작으로 2004년 동원F&B 마케팅전략팀장, 2006년 경영지원실장, 2008년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실장 등을 거쳐 2011년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에 오른 바 있다. 이어 2014년 정기인사에서 사장을 건너뛰고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인 경영 일선에 나선 바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동원엔터프라이즈가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지난 6일 보통주 1주당 1.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해 발행 주식 수를 대폭 늘리는 등 상장요건을 갖추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현재 유동성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동원그룹이 지주회사 상장에 나선 것은 자금 확보를 통해 보다 적극적인 M&A에 나서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동원그룹 관계자는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상장을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적 계획이나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원그룹은 적극적인 M&A와 별개로 내부 효율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동원F&B의 자회사 동원홈푸드는 최근 인수를 완료한 금천에 대해 흡수합병을 진행 중이다. 농축산물 유통·가공업체인 금천을 흡수합병하면서 기업간거래(B2B), 소비자판매(B2C) 식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합병은 다음달 28일 완료될 예정이다.
더불어 동원시스템즈의 자회사 동원건설산업은 계열사 올레브를 흡수합병하기로 하고 다음달 1일 정식 합병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올레브는 자기공진 및 형상화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과 합작 설립한 법인으로 이번 합병으로 동원그룹은 자원 집중 및 안정적 수익구조에 따른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