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신정장산업포럼 전문가들 한목소리 우려
[뉴스핌=황세준 기자] 최근 한국 반도체업계가 중국의 맹추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시간은 최대 5년이라는 데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10일 국회 신정장산업포럼 주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주관으로 열린 ‘반도체산업 위기진단 및 대응전략’ 세미나에서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최대 위협 요인이 ‘중국’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기남 반도체산업협회장(삼성전자 사장)은 “중국은 정부의 절대적 지원과 거대 자본을 앞세워 반도체 산업에 진출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 매우 위협적이고 향후 성장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러면서 “향후 5년간 기존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중국이 넘볼 수 없는 원천을 개발해야 한다”며 “메모리반도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스템반도체를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회장은 아울러 “정부의 거시적인 정책과 R&D 지원, 학계의 체계적인 인재 양성, 기업의 연구개발과 경영혁신 등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정부는 반도체 육성을 위해 5년간 6000억위안(1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업체들이 5년 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텃밭인 메모리반도체 산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중국 칭화홀딩스가 최대주주인 웨스턴지디탈의 샌드스크 인수가 메모리 시장 진입 신호탄이다.
소 연구원은 “중국은 우선 낸드플래시 사업에 진출한 후 D램 사업에 진출할 전망”이라며 “현재도 반도체업계는 메모리 빼고는 중국한테 포위를 당하고 있는 상황으로 2021년 중국이 메모리 공장을 가동하면 경쟁력이 어찌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한국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중국업체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점유율 25% 수준으로 글로벌 크론을 인수하거나 세계 낸드시장 점유율 22% 수준으로 2위인 도시바의 낸드 사업이 중국기업에 매각되는 경우 등이다.
소 연구원은 “중국은 최근 D램가겪이 고점 대비 50% 빠졌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투자를 결정했다”며 “한국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기업들의 18mm 미세공정 조기 도입, 48단 및 64단 3D낸드 투자, 정부의 R&D 지원 등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반도체 장비분야를 대표해 나선 성규동 이오테크닉스 대표이사는 “중국은 전세계 반도체의 56%를 소비하면서도 자급률은 10%로 적어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며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중국이 11%를 차지하는데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해외 업체와 협업을 지속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소재분야 발표자로 나선 이준혁 동진쎄미켐 대표이사는 “중국은 2020년까지 14mm FinFet 양산을 목표로 하는 등 하이테크로의 빠른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은 이에 대응해 검증된 소재 중심 영업을 전개하고 기술선도형 소재를 적기에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설계분야 발표자로 나선 손종만 지니틱스 대표이사는 “현재 세계 팹리스 상위업체 50개 가운데 중국이 9개를 차지하고 하이실리콘의 경우 톱10”이라며 “한국은 정부의 자금 지원, 세계혜택 등 제2 벤처 붐을 조성해 팹리스 인력을 양성하고 해외 진출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같은 우려와 제언해 대해 반도체 소재, 장비, 설계 등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은 “정부 R&D에 대학원생, 창업 기업 등 젊은 인재의 참여를 늘리고 출연연구소와 업계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역량 강화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교욱부, 대학 등과 협력해 전문 인력 확충과 퇴직 인력 활용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차관은 아울러 “적정 생산규모 확보를 위해 팹리스 기업 간의 대형화, 전문화 등 구조적 개선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