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로테르담 거리·시간 약 30% 단축…친환경에너지 교류도 추진
[뉴스핌=이영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올라퓌르 라그나르 그림손(Ólafur Ragnar Grímsson) 아이슬란드 대통령과 북극항로 개척과 양국 간 무역투자 확대 및 친환경에너지분야 협력 추진 등에 합의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국을 실무방문한 올라퓌르 라그나르 그림손 아이슬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아이슬란드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1962년 양국 수교 이래 처음이며, 그림손 대통령은 오는 10일까지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아이슬란드는 한국이 2013년 5월 정식 옵서버로 가입한 '북극이사회' 이사국이자 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의 의회 간 협력기구인 '노르딕 이사회' 회원국이다. 아이슬란드는 오는 2019~2021년 '북극이사회' 의장국을 수임할 예정이다.
그림손 대통령은 지난 2013년 각국 정부와 학계, 기업의 북극 전문가들로 구성된 포럼인 '북극써클회의'를 출범시킨 바 있다. 북극써클회의는 북극이슈(항해, 자원, 에너지, 북극규범 등)에 대한 폭넓은 대화와 협력의 장 마련을 위해 설립됐다.
한국 해양수산개발원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극포탈(Arctic Portal)과 교류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내년부터 양국 정부의 북극정책 계획 등을 상호논의하기 위한 양자 간 정책협의회를 추진할 예정이다.
북극항로 개척을 위한 중장기적 협력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북극항로는 현재 연간 약 4개월(7~10월)만 경제적 운항이 가능하지만, 북극해빙으로 2030년경에는 상시적으로 일반 항해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기존 2만2000km인 부산~로테르담 간 거리는 1만5000km로 32%, 일수는 약 10일(40→30일)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친환경에너지 분야 협력도 추진키로 했다. 두 정상은 친환경에너지 관련 경험과 기술을 교류해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함께 협력해 나가자고 의견을 같이했다.
한국은 아이슬란드가 보유한 친환경에너지 분야 기술을 활용하고 국제협력 관련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슬란드는 전력수요의 100%를 친환경에너지(수력 71%, 지열 29%)로 충당하고 있으며, 관련 국제협력분야에 오랜 경험을 쌓아온 재생에너지 선도국이다.
두 정상은 또 양국 간 무역투자를 확대하는 등 경제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방안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한국과 아이슬란드) 양국은 1962년에는 외교 관계를 수립했는데 이번에 아이슬란드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방한을 하셨고, 또 오늘 정상회담은 양국 정상 간의 최초 만남이라는 점에서 더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이슬란드는 지속 가능한 북극 개발에 큰 기여를 해오고 있고 또 청정에너지를 통해서 에너지 자립을 달성하고 있는데, 오늘 회담이 이러한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포함해서 양국 간의 실질적 협력을 확대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환영했다.
그림손 대통령은 "한국에 처음으로 방문하게 된 아이슬란드 대통령이 된 점에 대해 아주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저는 사실 대통령님께서 취임하시기 전에 대통령님께서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특사를 파견하셨을 때 그 특사를 만나서 얼마나 대통령님께서 북극 지역에 대해서 관심을 같고 계시고 어떤 비전을 같고 계신지를 들을 수가 있었다"며 "그들을 통해서 이제 3년차를 맞이하고 있는 북극서클 회의에 한국 측을 초청했고 그 북극서클 회의는 지난 2년 동안의 활동을 통해서 매년 북극과 관련한 가장 큰 회의체로 성장하게 됐다. 한국은 그 면에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