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제임스 본드와 정체불명의 집단 스펙터의 대결을 그린 ‘007’ 최신작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11일 선을 보이는 ‘007 스펙터’는 3년 만에 돌아온 최신작이자 시리즈를 계승하는 스물네 번째 작품이다. 영화는 ‘카지노 로얄’(2006)부터 네 차례 제임스 본드를 연기한 다니엘 크레이그와 프랑스 배우 레아 세이두의 만남 하나만으로 이미 세계적 주목을 받아왔다.
‘007 스펙터’는 멕시코 폭탄테러 후 최악의 위기에 몰린 MI6 요원들의 활약을 그렸다. 기묘한 상징이 박힌 반지 하나를 단서 삼아 스펙터의 모든 것을 파헤치는 제임스 본드의 암약은 그야말로 스릴만점. 제임스 본드의 리드미컬하고 박력 넘치는 액션에 물심양면으로 그를 돕는 MI6 멤버들의 지원이 더해져 극의 흥미가 최고조를 향해 달린다. 물론 본드걸과 제임스 본드의 호흡도 환상적이다.
‘카지노 로얄’로부터 무려 9년. 하지만 여전히 에너지가 넘치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액션은 영화 초반부터 여지없이 터진다. 카니발 행렬 바로 위에서 펼쳐지는 고공액션은 보는 사람까지 아찔하게 만들 정도. 제임스 본드의 전매특허인 섹시한 수트액션은 국내에서 크게 흥행한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와 또 다른 맛을 지녔다. 정신을 쏙 빼놓는 총격전과 짧지만 강렬한 DB10과 페라리의 추격전도 놓치지 말자.
영화 007의 팬들이라면 눈여겨볼 본드걸은 연기파 레아 세이두가 맡았다. 이미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에서 현란한 첩보액션을 선보인 레아 세이두의 연기는 ‘스펙터’에서 극대화됐다. 예술영화를 넘어 할리우드에서도 각광 받는 그의 매력은 역대 본드걸 중 최고로 꼽히는 에바 그린에 견줄 만하다. 레아 세이두의 활약은 본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의 연기파 랄프 파인즈와 ‘향수’의 벼락스타 벤 위쇼의 등장도 '007 스펙터'의 강점이다. 의외의 오타쿠 캐릭터를 선보이는 벤 위쇼와 이른바 츤데레(무심하고 까칠한 척하지만 일면 자상한)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랄프 파인즈의 궁합이 괜찮다. 아카데미상을 거머쥔 크리스토프 왈츠의 연기도 기대를 모은다. 최악의 적 스펙터를 이끄는 한스 오버하우저로 변신한 그의 카리스마는 역대급까지는 아니어도 충분한 위압감을 가졌다.
007을 대표하는 OST와 전통의 오프닝도 여전하다. 특유의 대사 “내 이름은 본드, 제임스 본드” 역시 건재하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007 시리즈의 강점은 바로 이런 것. 전통은 계승하고 새로운 것은 적극 수용하는 007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가장 007스럽고 트렌디하다 평가되던 '스카이폴'을 뛰어넘는 재미를 일단 보장한다. 아델에서 샘 스미스로 넘어온 OST도 꼭 챙겨서 들을 것. 11일 개봉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사진=UPI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