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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진의 영화속 심리학] 최동훈 감독의 영화 '암살'

기사입력 : 2015년11월03일 11:16

최종수정 : 2015년11월03일 11:16

영화 '암살' 포스터 <사진=㈜쇼박스>


<본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암살>
- 2015
- 감독 최동훈/출연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조선국사령관 카와구치와 친일파 강인국을 암살할 계획을 세운다.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안옥윤(전지현), 속사포(조진웅), 황덕삼(최덕문) 이 세사람이 작전 수행을 위해 투입되고 이들은 목숨을 건 작전에 돌입한다. 작전은 성공하지만, 속사포와 황덕삼은 죽고, 안옥윤만 남아 변절자 염석진(이정재)를 처단한다.

암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죽는 장면이 등장한다. 누군가는 이 영화를 죽음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의 문제에 대한 영화라고 한다. 그래서 일까…영화 속 한 장면이 마음속에 각인이 되어 자꾸만 생각나는 이유가.

“이게 마지막 통화가 될 것 같아요. 부디 몸조심하시고 성공하시길 바라요”

라는 말이 끝나고 한발의 총성이 울린다. 나는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꼽으라면 이 장면을 선택하고 싶다. 주인공도 아니고 앞에서 독립운동을 진두지휘하지는 않지만, 이름 없이 독립운동가들을 돕는 사람들의 한 사람의 죽음은 누구의 기억에 남을 것인가? 그러나 그녀는 서슴없이 자신의 목숨을 끊는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자신을 죽이러 온 하인이 “마님, 죄송하지만, 눈을 좀 감아주십시오”라고 말하자, “내가 왜 자네 앞에서 눈을 감는가?”라고 대답한다. 총성이 울리고 그녀의 머리에 피가 튀지만, 굳은 절개만은 잃지 않은 여인의 당당함에 목구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솟구치는 느낌을 받았다. 이 시점에서 나는 나 자신에게 이런 반문을 하게 된다. 이 상황이 나에게 주어진다면?

“인간은 원래 다 죽습니다”

한때는 독립투사였지만, 변절자가 된 염석진이 던진 말이다. 그의 말은 맞다.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나 그의 말에는 한 가지 빠진 것이 있다. 누구나 언젠가 죽지만, 어떻게 죽을지는 개개인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염석진의 행위에는 동의할 수도 없지만, 위의 두 여성이 보여준 의로운 죽음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망설여질 것이다. 솔직히 죽음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두 여인의 정신력과 그 위력에 압도될 뿐이다.

“요즘 조선돼지가 맛있는 이유가 죄다 불알을 다 깐데요. 일본 놈들이 조선 사람들 불알까지 하는 것 같아”

영화에 나오는 대사처럼 수퇘지의 불알을 제거하면 암퇘지처럼 살이 부드럽고 맛이 있어진다고 한다. 그러니까 수퇘지의 ‘불알’은 인간에게는 불필요한 무엇일 수 있고 불알이 없는 수퇘지는 그저 소비되기 위해 존재하는 무엇일 뿐이다. 육질의 부드러움을 위해 인위적으로 수퇘지의 불알을 깐다고 그럼 수퇘지는 수퇘지가 아닌 암퇘지가 되는 것인가?

“둘을 죽인다고 독립이 되냐고? 그건 모르지…그러나 알려줘야지…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

우리의 역사에서 가장 뼈아픈 역사는 나라를 잃어버린 시간일 것이다. 나라를 빼앗기고 백성들은 유린당했지만, 어떤 인간들은 그를 이용해 부와 권력을 축적했다. 그리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고 정당한 보상도 사과도 받지 못하고 있다. 꽃다운 나이, 겨우 열여섯 즈음한 나이에 위안부로 끌려가 희생당한 여성들이 아직도 그 한을 다 풀지 못하고 한해 한해 삶을 마감하고 있는데, 진정한 사과는 언제쯤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인간의 존엄이 무참히 짓밟힌 그 역사를 우리 스스로가 잊고 있는 건 아닌가 반문해 보아야 한다.

“물지 못하면 짖지도 말아야해요. 인생은 요령이죠”,
“해방이 될지 몰랐으니까…알면 그랬겠나?”

인생은 요령 있게 사는 사람들이 득세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만이 우글거리는 세상이라면, 과감히 이 세상을 등지고 싶다. 그런 세상에 대해 우리는 분노1)한다. 영화<베테랑>에서 우리가 느끼는 분노는 현실세계에서 벌어지는 불공정함에 대한 것이고, 영화<암살>은 청산되지 않은 과거에 대한 분노이다. 그래서 이 두 영화를 보고 느끼는 그 분노는 정당한 것이며 우리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감정인 것이다. 인간은 공정하지 않으면 분노2)한다. 그것이 진화의 산물이든 무엇이든 공정함에 대한 요구와 공정성에 대한 가치는 인간의 주요 가치 중의 하나이다.

1)분노는 인간이 느끼는 대표적인 감정 중 하나로 긍정적인 정서인 기쁨이나 즐거움, 부정적인 정서인 슬픔과 함께 적절하게 표출될 때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분노는 공격적이고 충동적으로 표출될 때 대인관계를 해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위협이나 불쾌감을 줄 수도 있으나 부당함이나 불이익을 당했을 때나 생존에 위협을 받을 때 대처할 힘의 근원이며, 생존에 필요한 적응적인 정서라는 기능적인 측면도 동시에 갖고 있다. 
2)최후통첩 게임 : 연구자가 피험자에게 10만원을 주고 낯선 사람에게 데려가 지금 준 돈을 나누어 갖도록 지시한다. 얼마를 줄지의 여부는 돈을 받은 피험자가 결정하지만, 상대가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두 사람 모두 돈을 가지지 못한다. 실험결과 공정한 배분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상대는 거부권을 행사했다. 공정성에 대한 요구는 학습된다기보다는 진화과정에서 발달한 본능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16년 전 염석진이 밀정이면 처단하라…오늘 실행합니다”

안타깝게도 독립군의 자손은 아직도 힘들게 살아가고 친일파의 자손들은 부를 누리며 살고 있는 것이 오늘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아직 우리의 과거는 청산되지 않은 채로 흘러가고 있다. 누군가는 과거보다 현재와 미래에 초점을 두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과거 없이 현재도 미래도 존재 하지 않으며 과거와 현재 미래는 연결되어 있고 우리의 정체성을 결정한다. 왜냐하면, 자아정체감에는 개인을 과거-현재-미래로 연결해주는 연속성과 동질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잘잘못을 가리고 정리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16년 전 염석진이 밀정이면 처단하라…오늘 실행합니다(탕탕탕)” 

우리에게 이런 순간이 정말 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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