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부터 외환까지 연말 금융시장 '역동' 예상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투자자들이 조바심을 내야 할 이유가 한 가지 늘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여부로 좁혀졌던 쟁점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확대 가능성 언급에 따라 한층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출처=AP/뉴시스> |
연말이면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며 비교적 한가한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에는 예외가 될 전망이다.
올해 말 글로벌 투자자들은 주식부터 채권, 외환시장까지 가장 연중 역동적인 등락을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관건은 유로/달러 환율이라는 데 시장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ECB 정책자들이 12월 회의에서 실제로 QE 확대를 결정할 경우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큰 폭으로 뛸 가능성이 높고, 불과 2주 후 통화정책 회의를 갖는 연준은 또 한 차례 긴축을 보류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달러화의 상승 폭이 시장의 예상보다 클 경우 연준이 오히려 추가적인 퉁화완화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BN암로의 닉 쿠니스 매크로 리서치 헤드는 “미국 연준과 ECB가 환율을 놓고 말하자면 ‘핑퐁게임’을 벌이고 있다”며 “ECB가 12월 QE 확대를 결정하면 연준의 정책 행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출처=AP/뉴시스> |
스탠더드 뱅크 그룹의 스티브 바로우 선진 10개국 전략 헤드는 “주식시장의 향방에 따라 연말 글로벌 양대 선진국 중앙은행의 전례 없는 통화정책 탈동조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도 “주식시장이 강세 흐름을 보일 경우 달러화 강세의 충격이 상쇄될 수 있고, 이 때는 ECB가 QE를 확대한다 하더라도 연준의 정책 행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ECB의 통화정책이 미국 실물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ECB가 연준에 휘둘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연준의 12월 통화정책 회의가 ECB보다 2주 뒤로 예정돼 있지만 이에 앞서 정책자들이 금리인상을 연기할 뜻을 내비칠 경우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내림세를 보일 수 있고, 유로화 상승이 반갑지 않은 ECB가 기존의 계획보다 QE를 더 큰 폭으로 확대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골드만 삭스의 더크 슈마허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연말로 가면서 희석될 경우 ECB가 보다 강력한 통화완화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며 “유로화 상승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은행권의 ECB에 예치하는 예금에 대한 금리를 추가 인하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시장은 이미 ECB의 은행권 예치금에 대한 금리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유럽 머니마켓의 트레이더들은 12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0.1%포인트 추가 인하해 마이너스 0.3%로 내릴 가능성을 60%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전 20%에서 대폭 상승한 수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