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대출 요건 완화 및 자금 수요 증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의 1조1000억유로 규모 양적완화(QE)가 지난 3월부터 시행중인 가운데 유로존 신용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은행권에서 기업으로 유동성이 풀려나가면서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유로화 동전 <출처=AP/뉴시스> |
ECB가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통해 공급하는 유동성이 냉각됐던 신용시장을 회복시키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ECB는 보고서에서 “3월부터 시행한 월 600억유로의 QE가 유로존 신용시장에 가시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며 “은행권의 기업 여신 요건이 완화되면서 실제로 자금 공급이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은행권의 가계 대출 요건은 오히려 강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별로는 이탈리아의 신용시장 훈풍이 두드러졌다. 부채위기로 극심한 유동성 경색을 겪었던 이탈리아는 3분기 여신 요건이 완화된 은행이 강화된 은행에 비해 3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여신 역시 요건을 완화한 은행이 25% 높았다.
ECB의 QE는 유동성 공급뿐 아니라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률 등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를 개선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인플레이션이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졌고, 성장률 역시 위기 당시 수준에서 크게 개선되지 않았지만 금융권과 기업의 전망과 정책 신뢰가 한층 강화됐다는 얘기다.
투자자와 정책자들 사이에 QE의 연장 및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기 침체 및 디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더욱 진정됐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스페인 중앙은행의 루이스 마리아 린데 총재는 “ECB가 QE 프로그램을 연장하는 한편 매입 대상 자산의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며 “필요한 경우 ECB가 유연한 정책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CB는 기업의 자금 수요가 4분기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기업의 고용과 투자가 살아나면서 경기 회복의 선순환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ECB의 이번 3분기 조사는 141개 은행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