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배당 증가율 13.5%로 지난해 17.3%에서 '뚝'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최고치 기록을 연이어 갈아치웠던 뉴욕증시 상장 기업들의 배당이 정점을 찍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글로벌 경기 둔화 조짐이 뚜렷한 데다 배당금 지급의 자금줄 가운데 하나인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되면서 기업 경영진들이 주주환원에 보수적인 행보를 취하는 모습이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자사주 매입 역시 제동이 걸리면서 주주환원이 정점을 찍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는 하반기 이후 두드러진 글로벌 경기 둔화 움직임과 기업 수익성 부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채 시장의 한파도 주주환원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미국 기업들은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여기에 인수합병(M&A)을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회사채 발행에 크게 의존했으나 금리가 상승한 데 따라 비용 부담이 대폭 높아졌기 때문이다.
BMO 프라이빗 뱅크의 잭 애블린 최고투자책임자는 “올 들어 기업 배당 증가가 과거에 비해 저조하다”며 “기업 경영자들이 보수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수년간 극심한 저금리 속에 고수익률 창출에 혈안이 됐던 투자자들은 높은 배당을 지급하는 종목을 적극적으로 매입했다.
맥도날드와 월마트, 엑손 모빌 등이 관련 종목에 해당한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재차 보류된 데 따라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연이어 연말 10년물 국채 수익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상황에 배당은 투자자들에게 특히 높은 투자 매력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의 움직임은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S&P500 기업 가운데 지난 25년간 매년 배당을 인상한 종목의 총 수익률이 올해 하반기 들어 제자리걸음에 그치고 있다.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도 기업의 배당 증가의 둔화는 부정적인 신호다. 기업 경영진들이 장기 이익 창출력이 위축될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월가의 전략가들은 특히 에너지와 소재 섹터의 기업들이 배당을 과거와 같은 추이대로 인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컨버젝스의 니콜라스 콜라스 전략가는 “앞으로 1~2년간 기업 배당이 과거 5년간 보였던 추세대로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배당 상승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매출액 증가가 먼저 확인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