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중국 홍콩 등 고가 주택 열기 꺼진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활황을 연출했던 글로벌 노른자위 부동산 시장에 이상기류가 두드러져 주목된다.
파죽지세로 오른 런던과 홍콩 등 초고가 주택시장의 열기가 식을 조짐을 보이는 한편 미국에서는 이른바 캐시아웃(cash out) 재융자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시장조사 업체 블랙 나이트가 5일(현지시각)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미국 주택시장의 캐시아웃 재융자가 전년 동기에 비해 68%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베이징에 밀집한 아파트<출처=블룸버그통신> |
미국 주택시장의 버블이 몸집을 불리던 과정에 이 같은 방법으로 신용을 창출, 소비를 늘리거나 다른 자산에 투자해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하지만 버블이 무너지면서 주택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지자 주택을 팔아도 대출금을 전액 상환하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 주택이 속출했고,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가는 도미노 악순환을 초래했다.
시장 전문가들이 이번 수치에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모기지 대출자들이 지난 1년간 캐시아웃 재융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이 1조달러에 이른다는 것이 블랙 나이트의 분석이다.
재융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주택 리모델링과 자동차 구입 등 다양한 통로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자동차 판매 호조가 고용과 소득 향상에 따른 것이라기보다 빚에 의존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한편 런던과 중국, 홍콩, 싱가포르에서는 초고가 주택시장의 과열이 식어가는 모습이다. 중국과 홍콩의 경우 전반적인 경기 하강 기류가 자산 가격을 끌어내리는 한편 투자 심리를 꺾었고, 런던에서는 매년 두 자릿수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두드러진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둔화 및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이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오프’ 심리를 부추기면서 고가 부동산 시장의 상승 흐름에 제동을 걸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와 추가 하락 리스크가 중국을 필두로 관련 지역의 부동산 시장 매력을 떨어뜨렸다는 분석이다.
초고가 부동산 브로커인 나이트 프랭크의 알스테어 엘리어트 회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런던 고가 주택 매입 열기가 크게 꺾였다”며 “주요국의 양적완화(QE)로 인해 값싼 자금이 밀려들며 강한 상승 탄력을 받았던 부동산 시장이 앞으로 고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