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우려보다 경기 부양 쪽으로 무게 이동
[뉴스핌=김사헌 기자] 인도 중앙은행이 예상치 못한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29일 인도연방준비은행(RBI)은 기준이 되는 RP금리를 7.25%에서 6.75%로 0.50%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역RP금리는 6.25%에서 5.75%까지 낮췄다. 올들어 인도는 네 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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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구람 라잔 인도중앙은행 총재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 같은 중앙은행의 과감한 완화정책에 따라 인도 국채 10년물 금리가 7.59%까지 0.14%포인트 내리며 2년래 최저치로 급락했고, 글로벌 증시 하락 대열에 함께 서있던 뭄바이 주가지수는 낙폭을 대부분 줄였다. 또 인도 루피화는 장중 0.6% 약세를 보였다가 낙폭을 0.1% 수준까지 줄였다.
이번 인도 중앙은행의 결정은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소비자물가도 낮아지는 와중에 아시아에서 가장 조달금리가 높다는 불만이 높아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뭄바이 소재 IIFL웰스매니지먼트의 시시르 바즈파이 이사는 "50bp 인하폭은 경기를 되살리기에 충분한 규모이고 중앙은행이 물가는 통제권에 들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글로벌 증시가 안정을 찾으면 인도 증시는 랠리를 보일 것"이라고 논평했다.
하지만 금리인하 폭이 예상보다 컸던 것은 외부영향이 더 컸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라구람 라잔 총재는 성명서를 통해 "8월 이후 세계경제 성장세가 완만해졌고 특히 신흥시장 경제에서 현저하게 나타났다"면서 글로벌 교역 감소세와 미국 산업생산 등 약화 중국의 증시 급락과 위안화 평가절하, 브라질과 러시아의 경기침체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침체 위험 등에 대해 언급했다.
인도 경제에 대해서는 물가 압력을 억제하는 것이 주된 정책 목표였는데, 올해는 몬순 시기에 나타난 엘니뇨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불안하지 않았다면서 물가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후퇴했음을 시사했다.
라잔 총재는 인도가 중국처럼 경기 둔화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 이번에 좀더 공격적으로 경기부양 시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