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아반떼 출시에 따라 쏘나타 등 판매 간섭 현상 우려
[뉴스핌=김기락 기자] 신형 아반떼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현대자동차 내수 확대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쏘나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소형차와 중형차 사이를 메우는 신형 아반떼 판매 증가에 따라 내심 다른 차종의 동반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잘 나가는’ 신형 아반떼가 쏘나타의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섞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신형 아반떼 계약대수는 18일 마감 기준 9325대다. 신형 아반떼가 일 평균 650대씩 계약되는 만큼, 21일이나 22일 1만대 계약을 돌파할 전망이다.
모델별 계약량은 1.6 가솔린 7998대, 1.6 디젤 1325대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1.6 디젤 계약 비중이 약 18%이지만, 조만간 2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1.6 디젤의 복합 공인 연비(18.4km/ℓ, 16인치 타이어)가 발표된 지난 9일부터 디젤 계약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의 인기가 싼타페 등 현대차 주요 차종의 판매 증가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적으로, 싼타페는 지난 8월 7957대 판매됐으나 이달 18일까지 6092대 계약되는 등 판매량 증가세가 뚜렷하다. 이달 말까지 약 9000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맥스크루즈도 이달 1500대 계약을 넘기면서 현대차 최상위 RV 역할을 하고 있다. 맥스크루즈는 지난 3일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 후 18일까지 판매량이 3배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기존 맥스크루즈의 경우 지난달 419대 판매에 그쳤고, 올들어 월평균 606대 판매됐다.
신형 아반떼가 1만대 계약 돌파를 앞두고 있으나 업계에선 쏘나타와 판매 간섭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사진 = 현대차> |
이 같은 호조 속에 현대차 세단 판매량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올들어 8월까지 현대차 전체 세단 판매량은 22만7518대로,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쏘나타는 6만6912대 판매, 7.2% 빠졌고, 그랜저도 8.6% 줄어든 5만4695대 팔렸다.
특히, 쏘나타는 이달 18일까지 4820대 계약에 머물렀다. 일 평균 344대 판매된 것이다. 지난달 쏘나타 판매량은 8218대로, 올 1월부터 8월까지 월평균 8364대 판매됐다. 이 추세라면 쏘나타는 이달 말까지 7000대 초반에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는 신형 아반떼와 바로 윗급인 쏘나타의 판매 간섭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신형 아반떼가 일부 쏘나타 소비자를 끌어들일 것이란 판단에서다. 7월 출시된 쏘나타가 두달 만에 강력한 내부의 적을 만나게 된 셈이다.
판매 간섭 현상(카니발리제이션 ; cannibalization)은 한 기업에서 새로 출시하는 상품으로 인해 그 기업에서 기존에 판매해 온 다른 상품의 판매·수익성 등이 낮아지는 것을 뜻하는데, 자동차 업계에선 주로 판매량 변화를 꼽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아반떼와 쏘나타 계약대수 차이는) 신형 아반떼 신차 효과에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며 “신형 아반떼와 쏘나타의 차급이 다르기 때문에 판매 간섭 현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영업점 등 내부에선 신형 K5에 이어 신형 아반떼까지 출시된 이상, 쏘나타 판매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형 아반떼가 중형차 수준으로 성능과 사양이 높아진 만큼, 쏘나타 판매량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단일 차종 상품성을 극대화한 제품 전략이 전체 판매량에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올들어 8월까지 314만대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현대차 올해 판매 목표는 505만대로, 상반기 241만대 판매했다. 하반기 264만대를 판매해야만 판매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