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이탈 저지..안전자산 입지 재확인
[뉴스핌=김남현 기자]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우리나라 신용등급 상승이 채권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연준(Fed)의 금리인상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데다 외국인 자금이탈 가능성 문제가 불거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등급 상승은 일단 외국인 자금이탈을 저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채권시장에 추가 강세 재료라기보다는 준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자를 다시 확인시켜준 정도라는 평가다.
15일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채권시장에도 호조라고 입을 모았다. 신얼 현대증권 채권애널리스트는 “채권 시장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 금리인상으로) 외인 자금 이탈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이는 신흥국 위주로 제한될 것이라 본다. (외국인의) 만기조정 차원의 재투자가 점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국가 등급 상향조정은 원화채권의 금리 매력을 한층 높일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통안채와 같은 단기물의 경우 주요 선진국 대비 한국 정책금리가 높아 외국인 매수 유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애널리스트도 “요즘처럼 자금이탈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신용등급 상향은 호재”라며 “아시아 시장에서 확실히 비교우위를 점했고, 준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또 “요즘 미국채 10년물과 국고채 10년물간 금리 역전 여부가 관심사다. S&P의 신용등급 상향으로 미국과 한국의 등급이 같은 AA급이라는 점에서 금리역전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박 애널리스트는 “(미 연준 금리인상으로) 신흥국 전체에서 돈이 빠져나갈 경우 한국시장도 정도의 문제일뿐 예외는 아닐 것”이라며 “(채권시장에) 추가 강세재료라기 보다는 준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를 재차 확인시켜준 정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혁수 대신증권 채권애널리스트 역시 “S&P가 피치등 여타 신용평가사에 비해 뒤늦게 올린 것이라 영향력이 크진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미 금리인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신흥국과 차별화될 수 있는 재료는 되겠다”고 말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채권애널리스트는 “글로벌 펄드 자금이 이탈하면서 투자가 줄어드는 흐름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차별화되면서 자금이탈을 막을 수 있는 재료는 되겠다”며 “이런 점에서 당장 채권시장에 큰 호재로 받아드리는데는 한계가 있겠다”고 진단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채권애널리스트 역시 “이번 신용등급 상승은 무디스나 피치 대비 S&P가 한등급 낮았던 것을 맞춘 차원이다. 등급 격차가 해소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주식은 물론 채권에도 긍정적이긴 하나 큰 의미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S&P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상향조정했다. 피치는 현재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A-로 부여하고 있는 중이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