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가락시영·강남 개포시영 등 2달새 3000만원 빠져..단기 급등에 관망세 확산
[뉴스핌=이동훈 기자] #"상반기만 하더라도 매물이 없어 못팔았지요.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이 나와도 관심을 갖는 매수자가 별로 없어요. 몇달 새 너무 많이 올랐다는 생각 때문에 두고보자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의 한 중개업자의 이야기다.
올 상반기 수억원까지 몸값이 치솟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가격 조정기에 들어갔다.
단기간에 매맷값이 급등하자 관망하는 투자수요가 늘었다.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국내 금리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투자를 주춤하게 만드는 이유로 풀이된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 재건축 단지의 매맷값이 최근 떨어지고 있다. 지난 8월 약보합세를 나타내다 이달 들어 가격 하락폭이 커진 것.
재건축 가시화로 매맷값이 가파르게 뛰던 송파구 ‘가락시영’은 이달 2000만~3000만원 정도 하락해 거래되고 있다.
전용 51㎡는 지난 6월에는 7억1000만원까지 올랐으나 8월 약보세로 전환한 후 이달엔 급매물이 6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일반매물은 6억8000만~6억9000만원 안팎이다. 전용 39.6㎡는 6억3000만원에서 2달새 2000만원 빠진 6억1000만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이 단지는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지난 1월 재건축 행정절차의 마지막 단계인 관리처분인가 단계를 넘어서자 월 거래량이 70여건에 달했다. 이후 매달 50~60건 거래되다 지난달엔 10여건으로 급감했다. 이달에도 거래량이 이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국내 '재건축 1번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 아파트 매맷값도 '맥'을 못추고 있다. 개포시영 전용 50.7㎡는 6월 최고 8억원에 거래됐으나 이달엔 7억6000만~7억70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전용 40㎡는 6억4000만원에서 1000만원 정도 가격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강동구 고덕주공3단지의 48.6㎡도 4억6000만원에서 이달엔 4억5000만원 수준으로 조정됐다.
송파역 인근 중앙공인 관계자는 “매맷값이 단기간 급등한 데다 여름 휴가철 비수기가 겹쳐 7,8월은 상반기 대비 조용한 분위기”라며 “관망세가 늘어 거래가 줄고 급매물이 점차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경기 회복 기대감에 1억~2억원 매맷값이 뛰었으나 8월 이후 보이고 있는 투자수요 관망세에 열기가 한풀 꺾였다는 얘기다.
서울시가 전세난 문제로 재건축 단지의 이주 시기가 조정하고 있다는 점도 관망세가 확산된 한 이유로 분석된다. 이주 시기가 지연되면 입주 시기가 당초계획보다 늦어지고 사업비도 늘어난다. 투자자 입장에선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개포시영과 고덕주공3단지는 각각 4개월, 2개월 주민 이주가 늦춰졌다. 앞으로 이주 시기가 조정되는 재건축 단지는 더욱 늘어날 공산이 크다.
부동산 투자자문사 리얼인베스트먼트 안민석 실장은 “개발사업의 호재가 매맷값에 상당부분 반영됐고 주택경기도 주춤해져 상반기보다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며 “금리인상, 이주 시기 조정 등으로 당분간 강남 재건축 단지의 가파른 몸값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