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0년 전에 생겨난 설과 추석 집단 귀성 전통. ‘TV, 책을 보다’ 우리 역사는 깊다, ‘현재’의 시작을 알려주다…과거 ‘위대한 사건’ 곱씹기 <사진=‘TV, 책을 보다’ 홈페이지> |
[뉴스핌=대중문화부] KBS1TV ‘TV, 책을 보다’는 14일 밤 11시40분 제87회를 방송한다.
이날 ‘TV, 책을 보다’에서는 광복 7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현재’의 시작을 알려주는 ‘우리 역사는 깊다’(전우용 저)를 소개한다.
3‧1운동, 6‧25전쟁, 8‧15광복….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배웠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굵직한 사건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적 사건들과 지금의 ‘나’ 사이에서 직접적인 연관성을 느끼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오늘의 ‘내 삶’에 가까이 맞닿아있는 역사는 오히려 4월 22일 서울에 시내버스가 처음 등장한 날, 8월 31일 대로변에 가득한 ‘지린내’를 없애기 위해 공중변소 설치가 의무화된 날과 같이 보다 작은 사건이지만 커다란 공감대를 형성하는 역사 속 소소한 나날들이 아닐까.
왕조 중심을 넘어 일반민의 친근한 생활상부터 지금은 당연하게 느껴지는 도구와 제도들의 시작점까지 역사학자 전우용의 저서 ‘우리 역사는 깊다’는 주로 교과서에선 다루지 않을 법한 사소한 사건들을 소개한다.
개그맨 고명환은 ‘우리 역사는 깊다’를 읽고 “마치 연예계 X파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엇다. 사실 교과서 속 역사는 지루하고 뭔가 포장돼 있는 것 같은데, 이 책은 우리 역사의 속살이나 뒷얘기를 슬쩍 알려준다. 역사계의 X파일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서평을 전했다.
이번 주 ‘TV 책을 보다’에서는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현재’의 삶이 100년 전 ‘과거’에는 얼마나 위대하고 충격적인 사건으로 시작되었는지 살펴보고, 그리하여 책의 제목처럼 한없이 깊고도 깊은 우리 역사를 더 꼼꼼히 곱씹는 시간을 가져본다.
‘우리 역사는 깊다’ 중에는 “인간에게 본성이란 없다. 오직 역사가 있을 뿐이다 -오르테가 이 가세트(스페인 역사철학자)”라는 글귀가 나온다.
저자는 인간이 자기 자신이라고 믿는 것들은, 사실 ‘본성’이라기보다 ‘역사’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물질세계의 변화에 영향을 받으며 형성돼 온 것이라고 말한다.
가장 한국적인 현상 중 하나로 소개되는 명절의 민족 대이동, 치열한 예매 전쟁과 꽉 막힌 도로도 고향을 향한 그리움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집단 귀성이 시작된 지는 50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 한 세기 전만 해도 인구 대다수가 사는 곳이 곧 고향인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1956년 9월 15일부터 추석 임시열차가 증편 운행됐다.
또 오늘 날의 재래시장도 1897년이 되어서야 생겨났으며, 지금은 흔하디흔한 교통수단인 자동차도 1908년에 처음 거리에 나타났다.
역사학자 전우용은 “진짜 역사를 알면 삶에서 우리가 전통, 고유문화라 생각해 지키고 있는 것들이 정말 근거가 있는 전통인지, 지킬 가치가 있는 것인지, 그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은 없는지 판단하고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근현대사는 마냥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없는 아프고 굴곡진 역사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 똑바로 진실을 마주해야 한다. 그 어려운 과정 속에서도 끊임없이 저항하고 투쟁해 얻어낸 값진 결과물이 바로 사소하고 평화로운 우리의 ‘현재’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역사를 배우는 것은 결국 진정한 ‘나’를 들여다보는 일이다.
문화평론가 강유정은 “역사는 사람을 참 많이 변하게 하거든요. 전 만약 제가 그 당시에 살았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친일, 부회, 항일의 큰 노선 속에서 난 어디쯤 서있을까. 과거의 거울을 통해 현재의 자신까지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전우용은 “내가 담고 싶었던 메시지는 그거다. 사람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해가는 것 또한 진정한 역사발전이고, 앎으로써 우리 역사에 자부심을 갖는 국민으로 변화해가는 것도 역사를 올바르게 발전시키는 길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지만 깊은 역사를 소개하고 공감과 성찰을 느끼는 시간, ‘우리 역사는 깊다’ 편은 오늘(14일) 밤 11시40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뉴스핌 Newspim] 대중문화부 (newmedi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