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배우 마동석(44)은 뜻밖에(?) 여성 팬이 많은 배우다. 18인치 팔뚝을 자랑하는 근육질 몸매와 다소 무서운 인상 뒤에 숨겨진 귀엽고 따뜻한 면모 덕분이다. 그런 마동석을 팬들은 '마요미'라 부르며 반긴다. 물론 종종 악한 캐릭터로 배신감을 안겨주기도 했지만, 그는 언제나 반전 매력으로 여심을 다시 사로잡았다.
그런데 10일 개봉하는 그의 신작을 보면서 확신했다. 이제 당분간 여성 팬들의 환호는 들을 수 없겠다고. 마동석은 SNS 범죄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 ‘함정’에서 작정한 듯 악랄함의 끝을 보여준다.
극중 맡은 역할은 외딴섬 가게 주인 성철. 의문스러운 점이 한두 군데가 아닌 미스터리한 남자다. 스포일러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평소 코믹하고 친근한 이미지와 정반대인 것은 물론, 그간 맡았던 악역들과 비교해 봐도 강도가 너무 세다.
“제가 악역을 많이 했잖아요. 근데 보통 어느 정도 연민이 생기거든요. 예를 들어 ‘비스티 보이즈’도 얼마나 하정우가 돈을 안줬으면 그랬겠어(웃음). ‘살인자’ ‘나쁜 녀석들’도 그렇고요. 근데 이번에는 그런 게 없었죠. 제일 악역은 아니겠지만, 아주 끝 선에 있는 악역 중 하나예요. 그래서 이왕이면 관객도 연민을 느끼지 않도록 추악하고 잔인하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게 이 캐릭터의 목표였죠.”
사실 그도 처음부터 이 역할이 끌렸던 건 아니다. 오히려 두 번이나 출연을 고사했다. 하지만 권형진 감독은 그런 마동석을 끈질기게 설득했고 결국 마음을 돌렸다. 물론 출연을 확정 지은 후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부지런히 캐릭터를 연구했고 연기했다. 어디 그뿐이랴. 병아리 공포증(앞서 영화 ‘반창꼬’ 촬영 당시 병아리 공포증을 털어놓은 그는 평소 자신보다 여린 존재를 만져 다치게 할까 걱정한다)을 이겨내고 무려(?) 닭도 잡았다.
“제가 현실감 있고 진짜 같은 걸 좋아해요. 그게 제 성향이죠. 그래서 팔뚝도 일부러 자국나게 태웠고 닭 잡는 장면도 진짜로 보여준 거죠. 닭은 아우, 정말 끔찍했어요. 근데 거기서 잘못하면 여러 마리 죽여야 하니까 제대로 했죠. 진짜 딱 한 마리 잡았어요. 제가 그런 보양식도 전혀 안 먹거든요. 전 복날에 백숙도 안 먹어요. 만날 닭가슴살 먹는데 뭘 또 닭을 먹어.”
이처럼 마동석은 작은 것 하나부터 열까지 성철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앞서 언급했듯 여심을 사로잡는 귀여운 매력 덕에 대중이 붙여준 별명도 ‘마요미’ 아니었던가.
“배우는 자기 성격에 맞는 일과 말만 하지는 못하니까요. 제가 생각하는 저는 즐겁고 원만한 것, 사람, 연기, 운동을 좋아하죠. 전 큰 소리 내고 다투는 것도 싫어해요. 이번 캐릭터도 인간 마동석은 이해할 수 없고요. 하지만 캐릭터로 온전히 받아들인 거죠. 남녀가 만났을 때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건 마음에 쌓여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거니까. 캐릭터가 그렇죠. 이해하려고 하면 안돼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지.”
연기를 남녀관계에 비유하는 그. 덕분에 자연스레 이야기의 화제는 연애로 넘어갔다. 사실 마동석의 나이면 이미 결혼 적령기도 넘은 상황. 하지만 현재의 마동석은 사랑보다는 일에 더 집중하고 싶다.
“연애도 결혼도 별로 생각이 없어요. 일도 너무 바쁘고요. 지금은 공유, 정유미랑 ‘부산행’ 촬영 끝나고 김혜수 선배랑 ‘가족계획’ 준비하고 있어요. 좋은 스트레스인데 걱정이 많죠. ‘가족계획’에서는 스타일리스트로 나와요. ‘댄싱퀸’처럼 게이 역할은 아니고 해병대 나온 평범한 남자죠. 근데 그 전에 우선 ‘함정’이 잘 돼야 한다니까요.”
기승전 ‘함정’. 끊임없이 신작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는 마동석에게 마지막 영화 홍보 멘트를 부탁했다. 영화 홍보 끝에는 센스 넘치는 CF 홍보도 있지 않았다.
“노약자, 19세 이하만 아니면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저도 너무 재미없으면 ‘열심히 했어요’라고만 할 텐데 이건 정말 좋았어요. 또 이런 잔혹 스릴러도 한 번씩 보면 그 만의 재미가 있고 많이 봐야 다른 다양한 영화가 또 나올 수 있잖아요. 게다가 우리 영화는 살인마가 나오지만, SNS를 모티브로 한 거니까 그 위험성도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죠. ‘맛집이 다 좋은 건 아닐 수도 있구나, 배달 앱을 이용해볼까’ 할 수도 있고(웃음).”
“나 아트박스 사장인데”…1000만 관객 웃긴 ‘베테랑’ 마동석 |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