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의 인하로는 부족한가”, “척하면 척” 이어 이번엔 어떤게 회자될까 주목
[뉴스핌=김남현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년여만에 공식 회동을 갖는다. 최근 대내외 경제금융상황이 급격히 불안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재정과 통화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두사람의 만남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게 됐다.
또 정부와 한은간 올해 경제성장에 대한 간극을 얼마나 좁힐지도 관심이다. 추가경정예산 편성후 최 부총리는 줄곳 올해 경제성장률을 어떻게든 3%에 맞추겠다는 방침이지만, 이 총재는 추경을 해도 2.8%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오전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14/15년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 국내 공유세미나`와 `2015 한국은행 통화정책 경시대회`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김학선, 이형석 사진기자> |
이번 만남을 비공개로 한 것은 그간 양 수장의 만남이 통화정책과 직결된데 따른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7월과 9월 만남 직후인 8월과 10월 한은은 기준금리를 각각 25bp(0.25%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첫 만남이었던 지난해 7월은 공식적으로는 최 부총리의 취임인사차였지만 실제적으로는 “잃어버린 일본의 20년 가능성”을 외치며 경기부양에 올인하겠다고 나선 최 부총리의 의지를 한은도 따라달라는 차원이었다. 당시 배석했던 한은 고위관계자는 “한번의 금리인하로는 부족한게 아닌가라는 느낌을 받았었다”라고 밝힌바 있다.
두 번째 만남인 작년 9월엔 최 부총리가 직접 만남 다음날 기자들에게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기준금리 인하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최 부총리가 “척하면 척”이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었다. 당시 회동을 놓고 야당 국회의원은 그해 한은 국정감사장에서 이 총재를 향해 “와인 술과 함께 한은 독립성을 마셔버린게 아니냐”고 질타하기도 했었다.
이에 따라 이번 만남에서 통화정책이 직접적으로 언급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미국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 중국의 위안화 절하 및 금리인하, 신흥국 불안에 따른 대응방안 등이 주된 주제가 될 공산이 크다.
다만 연내 3%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정부 의지에 2.8%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한은이 어떻게 화답할지 지켜봐야 할 변수다. 이번 회동으로 이 총재의 의지가 꺾인다면 추가 인하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과 신흥국 불안에 미국 금리인상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는데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추가 인하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 다시 나오고 있어서다.
이 총재는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2.8%는 목표치가 아니다. 우리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대내외 여건을 종합적으로 본 전망치”라며 “여기에 맞춰서 금리정책을 운용할 수 없다”고 밝혔었다. 사실상 성장률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 인하를 단행하지는 않을 것임을 강조한 셈이다.
반면 이보다 앞서 최 부총리는 12일 제13차 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추경을 포함한 22조원의 재정보강대책을 최대한 조기에 집행하고 소비심리 개선 등 내수 회복 노력을 통해 올 3% 성장률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재부는 3.1%, 한은은 2.8%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