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증시 부양에 대한 투자자 신뢰 무너져
[뉴스핌=이승환 기자] 투자심리 붕괴가 촉발한 상하이지수의 폭락세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전장대비 3.83% 하락으로 출발한 상하이지수는 11시30분(현지시간) 현재 8.45% 폭락한 3211.20포인트로 오전장을 마감했다. 상하이·선전 시장에서 2000개에 육박하는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폭락으로 상하이 증시는 20% 가까이 하락, 올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지표 악화와 핫머니 유출 우려로 펀더멘탈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당국의 증시 부양에 대한 확신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낙폭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영국 파이넨셜 타임즈는 "중국 정부의 주가 부양 움직임이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주식시장이 무너지고 있다"며 "지난 21일에도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8월 들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장외 신용거래 단속을 강화하면서 1조위안 규모의 주가 부양 정책이 희석됐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즉, 당국의 정책이 일관성을 잃으면서 일명 '국가대표'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것.
이에 이날 아침 중국 양로기금의 증시 유입 관련 법안이 공개됐음에도 좀처럼 투자심리는 살아나지 않는 모습이다.
중국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 국무원이 양로보험금의 A증시 투입을 결정했으나 자금규모가 불분명하고 단기적으로 증시를 부양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지급준비율 인하와 같은 근본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주부터 지속된 위안화 약세에 의한 자금유출 우려도 A주 거래량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반영되고 있다. 동시에 중국증시 폭락으로 인한 글로벌 증시 약세가 다시 A주에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도 반복되고 있다.
천신투자자문은 "글로벌 증시 폭락과 미국의 금리인상 시사로 신흥시장에서 핫머니유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로써 A주 일일거래량 위축이 심화되면서 6월말에 못지 않은 폭락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종합적으로, 이날 오전장 주가폭락의 주요 원인은 정부의 지속적인 시장 부양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지탱되지 않는데 따른 투자자들의 불안감에다 미국금리 인상을 앞두고 중국내 외자 유출로 A주를 비롯한 위안화 자산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상하이지수는 정부 엄호속에 지난주(17일~21일) 4000포인트 고지 탈환을 시도했으나 투기적 기관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나오면서 21일 3507포인트까지 밀려났다. 상하이지수는 지난 한주동안에만 11.54%의 낙폭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