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에 글로벌 자산시장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뉴욕증시 역시 가파르게 떨어졌다.
애플을 필두로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은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졌고, 국제 유가 급락 역시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11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12.33포인트(1.21%) 떨어진 1만7402.84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20.11포인트(0.96%) 내린 2084.07에 거래됐다. 나스닥 지수 역시 65.01포인트(1.27%) 하락한 5036.79를 나타냈다.
다우존스 지수의 200일 이동평균선이 5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내려가는 소위 ‘데드 크로스’가 발생하면서 앞으로 증시의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경계감이 크게 번졌다.
중국의 전격적인 위안화 평가절하가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혼란을 야기했다. 무엇보다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증시를 강타했다.
위안화 절하로 중국 시장에서 미국 수출 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해외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과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위안화 절하가 중국의 실물경기 및 수요 부진을 반영하는 단면이라고 해석하고, 수출 업체들이 고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제프리스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애플의 목표주가를 135달러에서 130달러로 내리고, 투자의견을 ‘보유’로 유지했다.
가뜩이나 아이폰의 중국 매출이 부진한 가운데 위안화 평가절하가 이중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일부 투자자들이 애플이 위안화 평가절하의 최대 패자라는 의견을 내놓은 가운데 주가가 5% 이상 내림세를 나타냈다.
애플 이외에 얌브랜즈와 KFC 등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종목의 수익성과 주가 흐름에 충격이 가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제 유가 급락도 이날 뉴욕증시 하락에 힘을 실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장중 42.98달러까지 밀린 뒤 낙폭을 일부 축소, 배럴당 43.8달러에 마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이 지난달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유가 하락 압박을 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이 투자자들의 예상보다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배럴당 30달러 선으로 밀릴 것이라는 비관론이 현실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OPEC은 지난달 원유 생산량이 하루 3150만배럴로, 전월에 비해 10만700배럴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란이 산유량을 2012년 7월 서방의 경제 제재 이전 수준으로 늘리면서 전반적인 공급이 확대됐다.
한편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호조를 이뤘다. 상무부가 발표한 6월 도매재고가 0.9% 증가해 1년 2개월래 최대폭으로 늘어났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4%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이날 주가 흐름과 관련, 키 프라이빗 뱅크의 브루스 맥케인 최고투자전략가는 “무엇보다 중국의 통화정책이 주식시장을 강타했다”며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여지가 낮아졌다”고 말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마크 루치니 최고투자전략가는 “달러화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미국 다국적 기업의 수익성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금리인하 여지가 남아있는 가운데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것은 다소 놀랍다”고 전했다.
리버사이드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제이슨 레인원드 이사는 “투자자들은 중국의 위안화 절하가 실물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에 따른 조치일 수 있다는 점에 긴장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