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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전을 앞둔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필승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
[동아시안컵] 세계 최강 북한을 만난 한국 여자축구, 해법은 있다
[뉴스핌=김용석 기자] 여자대표팀이 먼저 우승컵을 들어 올릴 시간이 왔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대표팀이 8일 오후 6시 10분(한국시간) 중국 우한스포츠센터에서 북한과 동아시안컵 최종전을 치른다.
“무승부는 의미 없다”는 윤덕여 감독의 말처럼 여자 대표팀의 목표는 필승이다.
남북 여자축구 대표팀 모두 2연승을 기록하고 있지만 골득실에서 한국이 북한에 1골 차이로 뒤진 2위. 무조건 북한을 꺾어야 통산 2번째 우승컵을 안을 수 있다.
북한 여자 축구는 이번 동아시안컵에서도 7골(일본전 4-2, 중국전 3-2)을 기록,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 7골 중 6골이 리예경-라은심-위정심 삼각편대의 합작으로 완성되었다. 즉 라은심을 꼭짓점으로 좌우 측면에 포진한 리예경과 위정심의 공세가 날카로운 것이 북한 공격의 핵심. 이 삼각편대는 정해진 위치에서 맡은 임무를 수행하기 보다는 라은심의 리드 하에 상황에 따라 움직이며 작은 기회라도 놓치지 않고 무조건 공격을 퍼붓는다는 점에서 타 여자팀과 색을 달리한다. 바로 이런 ‘낯설음’이 강팀들도 북한을 만나면 고전하곤 하는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도 한 치의 흔들림 없는 북한 팀 특유의 집중력으로 북한 공격을 이끌고 있는 라은심(10번) 주장. 매섭고 공격적인 드리블과 신속한 움직임, 강렬한 슈팅으로 상대 수비를 무력케 하며 공포감마저 느끼게 한다. 작고 다부진 체구에서 폭발하는 스피드와, 패스, 슈팅은 물론 팀을 장악하고 작전을 전두 지휘하는 카리스마까지도 모두 갖춘 선수다.
허나 이런 ‘총공격’ 전략은 허점이 있기 마련. 바로 수비에 별다른 전술이 없다는 점이다. 북한팀은 골도 많지만 실점도 4골이나 된다. 언제든 공격에 가담하기 위해 수비라인마저 잔뜩 전진한 상태로 ‘토털 사커’의 북한 버전을 구사하다보니 빠른 역습이나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공격에는 대처할 여력이 없고, 수비의 틈이 드러난 후에도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한국은 롱 패스를 이용한 신속한 역습 공격으로 북한을 흔들 것으로 보인다. 조소현과 권하늘이 북한의 허리를 강하게 압박하고 이민아, 강유미 등이 열려 있는 뒷공간을 활용하여 북한의 골문을 노리는 전략이 효과적으로 들어맞는다면 북한의 수비진이 의외로 쉽게 무너질 수 있다. 또한 이번 대회 최소 실점(1골)을 자랑하는 임선주, 김혜리, 김도연 등의 수비라인도 북한의 위협적 공세에 주눅 들지 않고 흐트러짐 없이 파상 공격을 막아낼 역량이 충분하다.
이번 북한전에서 한국여자축구 사상 처음으로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멤버가 되는 ‘군인’ 권하늘도 중원을 굳건히 지켜줄 것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한국 여자대표팀의 경기 집중력과 서로간의 호흡은 사뭇 인상적이었다.
역대 전적 1승1무13패로 한국여자축구는 북한에 절대적인 열세다. 북한은 자타공인 세계 최강의 반열에 오른 팀이고 한국은 2005년 동아시안컵 1-0 승리 이후 북한에 8연패를 기록하고 있다. 허나 그 어느 때보다도 이번 대회는 ‘순위’와 ‘통계’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며 공은 둥글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개최국 중국이 팀 사기를 위한 첫승의 제물로 삼으려던 최약체 윤덕여호가 이렇게 당당히 우승컵 턱밑까지 다가가 있다.
한편 남자 축구 대표팀은 9일 같은 시각 북한을 상대로 동반 우승을 노린다. 한국이 북한을 꺾으면 이어 열리는 중국-일본전 결과에 상관없이 2008년 이후 7년 만에 대회 정상에 오 른다.
동아시안컵은 JTBC와 아프리카 TV를 통해 생중계된다.
[뉴스핌 Newspim] 김용석 기자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