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 돌풍에 세단 점유율 지속 하락..신형 세단 출시로 반전 노려
[뉴스핌=강효은 기자]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레저용차량(RV)의 인기가 연일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그간 내수판매를 견인해온 세단의 입지가 축소되고 있어 주목된다. 디자인과 활용성을 동시에 갖춘 RV의 특성이 소비자들에게 부각되면서 자동차시장에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쌍용차 등 5개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내수 판매량은 총 59만4738대로 이 중 24만1536대(40.6%)가 RV 차량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중형세단의 판매량은 총 9만3478대로 15.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0년 전체 27.5%를 차지한 것에 이어 5년만에 약 11.8% 감소한 것이다.
◆ RV 모델 효자 아닌 車회사가 없다
현대차 싼타페·기아차 쏘렌토·토요타 시에나. <사진제공=각사> |
내외부 요인으로 위기론까지 불거지고 있는 현대자동차 역시 RV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7월 자사의 대표 RV 모델인 싼타페가 9942대 판매되며 전체 내수 판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2012년 6월 이후 처음 내수 판매 1위에 오른 것으로 레저 문화 확산에 따른 RV 차종 선호도 증가에 따른 결과다.
특히 현대차는 7월 싼타페를 비롯한 RV 차종들이 전년 동기 대비 30.8% 증가한 1만4950대가 판매됐다. 현대차 투싼은 4209대가 팔렸고 맥스크루즈는 486대, 베라크루즈는 313대가 팔렸다.
기아차 역시 다르지 않았다. 기아차는 7월 사상 최다 국내 판매를 기록했는데 이러한 배경에는 쏘렌토, 카니발 등 인기 RV 차종들이 판매 호조를 견인했다. 기아차는 카니발이 7158대, 쏘렌토가 6331대가 판매되며 7월 RV 판매가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쌍용차 역시 RV 모델들이 선방했다. 한국지엠 캡티바와 올란도, 트랙스는 올해 1월~7월 누적판매대수 2만2865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4.5% 증가했고 르노삼성은 7월 SUV QM3가 2394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대비 245% 증가하며 내수 판매를 주도했다.
국내 완성차를 비롯한 수입차들의 RV 인기도 뜨겁다.
토요타 미니밴 '시에나'는 올해 상반기 413대가 팔려 전년 동기대비 43.9%나 급증했다. 시에나는 넓고 쾌적한 실내공간과 안정성능, 편의장치로 '퍼스트 클래스 리무진'으로 불리는 등 고급 미니밴 시장의 강자로 자리잡으며 자사의 판매 실적 호조를 견인하고 있다.
◆ "판단 일러…", 하반기 임팔라·에쿠스 등 세단 출시 봇물 한국지엠 임팔라·현대차 에쿠스·BMW 7시리즈. <사진제공=각사>
다만 올해 하반기 RV 차종들의 가세를 꺾기 위한 세단들이 대거 출시될 예정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먼저 한국지엠은 쉐보레의 프리미엄 세단 임팔라를 9월 국내서 판매에 들어가고 지난 7월 31일부터 사전계약에 들어갔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은 “웅장한 디자인과 안락한 주행성능, 첨단 테크놀로지에 기반한 안전 사양과 편의 사양을 바탕으로 국산 및 수입 준대형급은 물론 그 이상을 아우르는 폭넓은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팔라는 1957년 첫 출시된 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쉐보레의 대표 대형 세단이다. 임팔라 출시 후 현대차 그랜저와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 '에쿠스' 역시 올해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번 신형 에쿠스는 2009년 이후 6년만에 선보이는 모델로 현대차는 신형 에쿠스로 부진했던 판매 실적을 되찾을 것이란 포부다.
BMW 역시 오는 10월 7시리즈의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한다. 7시리즈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를 차제에 적용하고, 이그제큐티브 드라이브 프로 액티브 섀시 시스템, 어댑티브 모드 내장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컨트롤 스위치, BMW 레이저라이트 등 최고의 퍼포먼스와 승차감, 안전성을 높여주는 주요 요소들이 적용됐다.
업계 관계자는 "RV 모델들의 판매량이 몇년 사이에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다만 소비자층의 니즈와 선호하는 모델이 다양하기 때문에 SUV, 미니밴과 같은 RV 차종이든 세단 모델이든 각 업체마다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효은 기자 (heun2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