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 향방 결정적 변수는 엔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상품통화가 글로벌 외환시장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금과 원유를 필두로 주요 원자재 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상품통화 역시 하락 압박을 받고 있지만 이 가운데서도 옥석이 가려진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통화는 일본 엔화다. 주식시장이 18년래 최고치와 거리를 크게 좁힌 가운데 엔화 향방이 주가 등락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엔화[출처=블룸버그통신] |
원자재 가격 하락을 악재로 이들 통화는 연초 이후 10~15%에 이르는 손실을 기록, 6년래 최저치로 밀린 상황이다.
캐나다의 최대 수출 품목인 에너지와 호주의 주요 수출 자원인 철광석, 뉴질랜드의 주력 상품인 유제품이 큰 폭으로 떨어진 데다 향후 전망 역시 비관적인 방향으로 쏠리면서 이들 통화는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들 가운데서도 차별화된 움직임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3개 국가의 중앙은행 가운데 추가 금리인하 여지가 가장 높은 곳은 뉴질랜드다.
시장 전문가들은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앞으로 50bp의 금리인하를 추가로 단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때문에 뉴질랜드 달러화의 추가 낙폭이 가장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뉴질랜드 달러의 일시적인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매도 포지션이 사상 최고치에 이른 만큼 숏커버링에 따른 반등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얘기다.
또 씨티그룹과 BK 애셋 매니지먼트는 뉴질랜드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가 시장의 예상에 못 미치는 25bp 그칠 여지가 없지 않고, 이 경우 단기적인 통화 상승을 이끌어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호주 달러화의 경우 통화정책에 따른 하락 압박이 상대적으로 작은 경우에 해당한다. 또 철광석 가격의 폭락이 최근 들어 진정된 만큼 통화 하락 역시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캐나다 달러화에 대한 전망은 유가 하락이 재개된 데 따라 비관적이다. 다만 지난주 25bp의 금리인하를 단행한 중앙은행이 당분간 중립적인 행보를 취할 것으로 보이며, 주요 교역 상대국인 미국의 경기가 개선되고 있어 앞으로 낙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일본 엔화가 관심을 모으는 것은 주가 향방과 강한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225 평균주가가 18년래 최고치에 근접했고, 이는 엔화 약세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중국의 증시 폭락과 그리스의 디폴트 리스크가 진정된 만큼 엔화의 추가 하락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꺾이면서 엔화가 반등할 경우 일본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투자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유비에스(UBS)의 다니엘 왈드만 외환 전략가는 “중국과 그리스 리스크가 상당 부분 희석되면서 엔화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일본은행(BOJ)이 부양책을 하반기에도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달러화에 대한 엔화 낙폭이 적정 범위를 넘어선 만큼 엔화의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