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조치 불복, 홍콩거래소 상대 법적대응 불사
<사진=바이두(百度)> |
[뉴스핌=이승환 기자] 홍콩거래소의 강제 거래중단으로 큰 타격을 입은 중국 태양광업체 하너지박막발전(한능박막, HTF)이 홍콩 항생(恒生)종합지수 등 주요 주가지수에서 잇따라 퇴출되면서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베이징상보(商報) 등 복수의 중국 매체는 항생은행을 인용, 오는 27일부터 항생종합 지수 등 3개의 주가지수에서 하너지 종목을 제외키로 했다고 17일 전했다.
이날 항생은행은 "하너지박막의 거래중단이 지속됨에 따라 항생글로벌종합지수, 항생종합지수, 항생중국본토100지수에서 하너지박막을 퇴출하고 강철약업을 대신 편입키로 했다"며 "이 같은 조치는 오는 7월27일부터 지수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 FTSE 그룹도 거래재개 시점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오는 20일부터 FTSE CHINA A50 지수, FTSE 홍콩지수, FTSE 홍콩 H주 지수에서 하너지박막을 제외키로 했다.
하너지박막은 지난 5월 20일 홍콩 증시에서 30여분만에 주가가 47% 가까이 폭락하면서 거래가 중단됐다. 당시 하너지박막의 시가총액이 순식간에 1440억 홍콩달러(약 21조7000억원) 증발하면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세계 최대 태양광업체인 하너지박막은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는 업체로, 지난 1년간 주가가 600%나 뛰며 시장 주목을 한몸에 받아왔다.
그 후 홍콩거래소는 분식회계, 주가조작 등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하너지박막에 대해 두달째 거래중단 상태를 강제적으로 지속하고 있다.
이에 지난 16일 저녁 하너지박막은 공고를 통해 "홍콩거래소의 강제 거래중단에 동의할 수 없다"며 "거래중단 상태가 지속될 경우, 홍콩거래소에 대한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 상보에 따르면 지난 6월9일 홍콩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하너지 그룹의 지주회사인 하너지홀딩스의 지난 2011~2014년 재무재표 제출과, 리허쥔 회장의 미상환 대출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전했졌다.
이에 대해 하너지 측은 16일 공고를 통해 "홍콩 증감회가 요구한 자료는 내부정보가 담긴 비공개 문건이고, 리허쥔 회장의 개인적 사안에 대해 하너지는 책임질 의무가 없고 관련된 자료도 제공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하너지박막의 거래중단 사태가 장기전 양상으로 치닫으면서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당국과의 분쟁이 치열해질수록 향후 하너지박막의 시장퇴출 가능성이 부각될 수 밖에 없다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지 개인투자자들이 보유중인 하너지박막 주식의 규모는 26억홍콩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홍콩증시에 정통한 전문가는 “현재 하너지사태의 결말이 어떻게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주가 폭락을 위해 주동적으로 거래중단에 돌입하곤 하는데, 홍콩거래소가 강제적으로 거래를 중단시키는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드문 일이다”라고 진단했다.
천즈융 홍콩 회업(匯業證券)증권 연구원은 “만약 상장회사가 시장에서 퇴출된다면 투자자들은 원금까지 몽땅 날리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관련 법률에 따르면 거액채무, 경영부진 등으로 시장에서 퇴출될 경우 회사는 채권자의 채무를 우선 상환해야 하고 그 다음이 주주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하너지 사태에 대한 시장의 이해가 부족하고 관련 자료도 충분치 않아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